지난 1993년 많은 야구 전문가들은 당시 19살이던 해태의 고졸신인 이대진(30)을 두고 미래의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감이라고 칭찬했다.
광주진흥고를 졸업하고 프로에 입문한 첫 해 10승을 올린 이대진은 당시로서는 보기 드물게 140km대 후반의 강속구를 꾸준히 던질 만큼 잘나가는 투수였다.
95년(14승) 96년(16승) 97년(17승)에 다승왕 후보에 오르는 등 맹활약, 조만간 20승투수는 떼논 당상처럼 여겨졌다. 98년에는 95년에 이어 통산 두 번째 탈삼진왕에 오르며 '닥터K'로서 주가를 한층 높였다. 특히 98년 10타자 연속탈삼진에 1경기 16탈삼진 등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며 일본으로 진출한 선동렬의 대를 이을 에이스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호사다마라고 99년 하와이 전지훈련 도중 오른쪽 어깨에 이상이 생겼다. 처음에는 별 것 아닌 것처럼 여겨졌지만 어깨 부상이 예상보다 훨씬 심각헀다. 그라운드에 나서는 날보다 재활훈련을 하는 날이 더 많았다. 2000년에 8승을 올리며 재기 가능성을 엿보였으나 다시 어깨 부상이 재발, 재활하는 데 거의 모든 시간을 할애했다.
올시즌에는 고작 4경기 출장에 그치는 등 지난 6년간 이대진은 수술과 재활을 반복하는 악몽에 시달렸다.
90년대 말 최고투수 중 한 명으로 꼽혔던 '비운의 에이스' 이대진을 기억하는 많은 팬들은 그의 부활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 수술을 마치고 귀국한 이대진은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내년시즌에 대비, 재활훈련에 여념이 없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늦게까지 트레이너가 짜준 스케줄에 맞춰 재활훈련을 하고 있다.
"정말 힘들죠. 오랜 기간 동안 재활을 하다보니 야구와 나라는 존재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요. 정체성도 고민이 되구요. 하지만 어떻게 하겠어요. 참고 또 참을 수밖에요. 재활은 나 자신과의 끝없는 싸움이죠."
6년간 3번의 수술과 재활을 위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병원을 찾아다녀야 했던 이대진은 "정말 힘들다. 재활은 나 자신과의 끝없는 싸움이다"며 재기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내년시즌에 선수로서 운명을 걸고 있는 이대진은 2005년 개막에 맞춰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 올릴 생각이다.
"한 번만이라도 어깨 통증 없이 공을 던지고 싶다. 부상 걱정없이 오직 투구에만 전념했으면 좋겠다"고 밝힌 이대진이 내년시즌에 예전의 모습을 되찾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