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태균 '박한이가 미워'
OSEN 스포츠취재팀< 기자
발행 2004.12.29 17: 39

모 구단의 운영팀장은 2년 전 이맘 때 한 신인 선수와 연봉협상을 하고 있었다. 매년 스토브리그 연봉협상 때마다 이런 저런 일로 산전수전 다 겪은 그는 신인 선수들을 누구보다도 잘 다루는 편이었다.
그런데 그 신인 선수는 첫 협상 테이블에 앉자마자 대뜸 이듬해 연봉 재계약의 조건을 제시했다. 특정 선수보다는 단돈 10원이라도 더 받고 싶다는 것이었다.
기존 선수들이 종종 이런 요구를 하지만 신인이 그런 경우는 드물어 이유를 물었다. 그 신인은 "최소한 내가 저 친구보다 못하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당돌하기까지 한 이 선수의 요구는 다소 무리가 있었지만 결국 그대로 받아들여졌다.
한화의 차세대 거포 김태균(22)이 그와 비슷한 자세로 연봉협상에 임하고 있다. 김태균은 맨 처음 협상을 가진 자리서 올해(1억500만원)보다 1억7500만원이나 많은 2억8000만원을 불렀다. 물론 구단은 턱없는 요구라며 일축했다.
두 번째 만남에서는 액수를 조금 낮췄다. 2억3000만원이 김태균이 수정 제시한 금액. 이 역시 구단의 거부로 무산됐다.
올시즌 3할2푼3리의 타율에 23홈런, 106타점으로 분전한 김태균은 최소 2억원 이상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구단은 김태균의 성적에 따른 높은 고과점수를 인정하면서도 2억원 미만의 연봉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태균은 또다른 조건을 구단에 제시했다. 입단 동기인 삼성의 박한이(26)보다 더 달라는 것. 2001년 천안북일고를 졸업하고 프로에 데뷔한 김태균은 박한이를 제치고 신인왕을 차지하는등 항상 한 발 앞섰지만 연봉에서는 언제나 박한이에게 뒤졌다.
이런 점을 의식, 박한이보다 10원이라도 더 받고 싶다고 말한 것.
김태균은 또 부자구단 삼성이 올 연봉협상에서 주전 선수들에게 좋은 대우를 해주는 것을 감안, 박한이의 연봉이 최소 2억원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박한이가 29일 1억5000만원에 재계약, 김태균이 난처해졌다. 예상했던 것보다 박한이의 연봉인상폭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적어도 2억원 이상을 바라고 있는 김태균은 박한이만 쳐다보다가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될지도 모를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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