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 지난 2004 시즌 한 해 팬들에게 감동을 주거나 실망을 준 주인공은 누구일까?
지난 1일(한국시간) SI(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com의 톰 베르두치 해설위원이 뽑은 주인공들을 소개한다.
단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배리 본즈(41)다. 월드시리즈 경기 중 한 해 최고의 타자에게 수여하는 행크 애런상을 수상한 본즈는 이상하게도 기자들과 따라 다니는 팬들을 피하려고 머리를 숙이면서 트렌치 코트 차림으로 자신을 숨기며 인터뷰를 거절했다.
아마도 스테로이드 약물 복용 때문에 그런 모습을 보인 모양이다.
뉴욕 양키스의 우완 투수 케빈 브라운이다.
오는 3월이면 만 40세가 되는 브라운은 1986년 메이저리그에 데뷔 후 빅리거가 된 88년부터 6년간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무려 68승을 올렸다.
그러나 샌디에이고를 거쳐 99년 LA 다저스와 7년간 1억500만달러의 초고액 계약을 맺은 후에는 각가지 부상으로 부진했고 지난해 양키스로 옮겼으나 10승에 그치는 등 실망을 안겨 주었다.
2003 시즌을 제외하고는 규정 투구 이닝을 채우지 못했고 지난해 9월 초엔 경기 중 자신의 화를 다스리지 못하고 클럽하우스 벽을 주먹으로 때리는 해프닝을 벌여 왼손 뼈 두 개가 부러지는 부상도 당했다. 조 토리 양키스 감독은 “왼손이 나을 때까지 던지지 말아라”고 퉁명스럽게 지시해 그는 오른팔은 괜찮다며 던지려 하다가 근 한달만에 챔피언시리즈에 등판했으나 보스턴에게 뭇매를 맞는 비운을 겪었다.
샌디에고 파드리스의 2루수 마크 로리타(33)는 빅리그 10년째의 베테랑이고 최근 3년간 타율 3할대 이상을 기록하는 강타자이지만 연봉은 250만달러로 비교적 싼 값의 선수다.
로리타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타격 3위이고 메이저리그 전체 6위에 오른 정상급 방망이 실력을 과시했다. 연봉을 두 배 반 받는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가 타율은 앞섰으나 득점 홈런 타점 볼넷 삼진에서는 로리타가 훨씬 좋은 성적을 냈다.
지난해 최고의 선수는 보스턴 우승의 주역 커트 실링(39)일 것이다. 실링은 월드시리즈 2차전에 등판해 6이닝 2실점으로 한 게임의 승리투수가 됐으나 그가 보여 준 발목 핏빛 투혼은 보스턴 선수단에게 힘을 실어주어 86년만에 우승을 안겼고 보는 사람에게도 뜨거운 감동을 주었다.
LA의 애드리언 벨트레(25)는 다저스에서만 7년동안 있으면서 타율은 항상 2할대였고 홈런은 한 해 23개가 최다였으나 지난해 갑자기 타율 3할3푼4리에 48개 아치를 그려 홈런왕에 오르는 등 맹활약을 펼쳐 세인의 눈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더구나 3루수로서 최고의 수비를 보인 그는 FA를 선언하고 시애틀 매리너스로 옮겼는데 아마도 시애틀은 시카고 커브스의 새미 소사보다 좋은 선수를 데려간 듯 싶다.
단연 보스턴 레드삭스 선수단이다. 이들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라이벌 뉴욕 양키스에 3패 후 4연승이라는 초유의 기적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월드시리즈에서 86년만에 우승하는 쾌거를 이룬 지 두 달이 지났는데 아직까지 싱글벙글거리고 있다.
이들을 보면서 많은 이들은 희망을 가질 수 있었고 저주는 이겨낼 수 있으며 오랜 시간을 기다려도 성공한다는 자신감을 심어 주었다.
개인 통산 703개 홈런을 날린 배리 본즈가 올해 베이브 루스의 기록(714개)를 추월할 수는 있지만 팬들은 본즈의 기록을 놓고 왈가왈부할 것이다.
약물 사용, 스테로이드 복용으로 인해 새로운 금지 방안이나 검사 방법이 나와 말이 많을 것이고 시즌 개막일과 동시에 약물 복용 여부를 검사하는 제도가 실시돼 시끄럽겠다.
그러나 현재 검사를 해도 걸리지 않는 성장 호르몬제가 유통되는 것처럼 일부 선수들은 제재 당하지 않는 약물을 계속적으로 찾을 게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