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 '존슨도 치를 떨었던 콜로라도로 가라고'
OSEN 로스앤젤레스=린다 기자
발행 2005.01.03 17: 50

콜로라도 로키스의 홈구장인 '쿠어스 필드'는 투수들에게는 지옥과도 같은 '투수들의 무덤'으로 정평이 나 있다. 제아무리 특급 투수라해도 고지대에 위치해 공기저항이 적은 탓에 타구의 비거리가 큰 쿠어스 필드에서는 실력발휘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콜로라도가 1억달러가 넘는 과감한 투자로 잡았다가 놓아준 좌완 선발 마이크 햄턴(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을 비롯해 현재 활동중인 특급 투수들 모두가 쿠어스 필드에선 힘을 쓰지 못했다.
 최근 뉴욕 양키스로의 트레이드로 빅리그 최대 화제를 모았던 '빅유닛' 랜디 존슨도 '쿠어스 필드'에서는 별재미를 보지 못했다. 3일(이하 한국시간) 콜로라도 지역신문인 '덴버 포스트'는 존슨의 양키스행을 전하면서 '존슨도 쿠어스 필드를 정복하지는 못했다'고 존슨의 쿠어스 필드 성적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콜로라도가 애리조나와 같은 지구(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 속한 탓에 한 시즌에 2번 정도는 쿠어스 필드 마운드에 올라야 했던 존슨은 5승 4패, 방어율 3.86을 산동네에서 기록했다. 존슨의 통산성적인 241승 124패, 방어율 3.05에 못미치는 부진한 투구였다.
 이 신문은 '존슨도 쿠어스 필드에선 강타자 래리 워커를 아웃시킬 수 있었던 투수들 중에 한 명일뿐 뛰어난 투수는 아니었다'며 평가절하했다. 존슨도 지난 해 4월 난타전끝에 애리조나가 11_10으로 승리한 후 "팬들은 이런 경기를 좋아할 수 있다. 그러나 연간 80게임을 이런 식으로 지켜보는 것은 지겨운 일"이라며 쿠어스 필드가 좀더 투수친화적인 구장으로 변경되기를 바랬다.
 존슨도 이처럼 어려움을 토로했던 쿠어스 필드를 다시는 만날 일이 없어진 것이 다행스런일이 아닐 수 없다. 양키스로 이적함으로써 월드시리즈나 인터리그를 통해 만나려면 현재 콜로라도 전력이나 제도적 여건을 감안할 때 50세까지 뛰지 않는 한 쿠어스 필드 마운드에 다시 서는 날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덴버 포스트'는 내셔널리그를 떠나는 존슨에게 행운을 빌며 '뉴욕 양키스 스타디움에서 던지는 것이 쿠어스 필드에서 투구하는 것보다는 덜 압박을 받을 것'이라며 새해 덕담을 건넸다.
 그런 투수들에게 악명높은 콜로라도의 쿠어스 필드가 한국인 빅리거인 김병현을 오라고 손짓하고 있으니 한국팬들로선 걱정이 앞서는 일이다. 지난 2일 '덴버 포스트'는 콜로라도가 김병현의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보스턴 구단은 김병현을 내보내기 위해 600만달러의 연봉중 80%까지를 부담할 용의가 있음을 내비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결국 120만달러 정도만 투자하면 김병현을 잡을 수 있다는 얘기이다.
 콜로라도는 김병현이 애리조나시절 타자들의 압도하던 모습을 아직도 기억하며 쿠어스 필드에서 재기할 것으로 기대하며 트레이드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콜로라도는 마무리가 비어있어 애리조나시절 특급 마무리로 활동했던 김병현을 소방수로서 기용할 수도 있다.
 김병현으로선 콜로라도로 가게 되면 극성스런 보스턴 지역 팬들과 언론, 그리고 구단의 홀대를 벗어나 주전으로서 뛰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랜디 존슨같은 특급 투수들도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던 '쿠어스 필드'를 홈구장으로 써야 한다는 점은 꺼림칙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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