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프랑코나 감독의 '마음 고생' 비화
OSEN 김정민 기자 < 기자
발행 2005.01.03 17: 54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뉴욕 메츠로 옮기면서 테리 프랑코나 감독(46)에게 한 말은 ‘허수아비’였다. 테오 엡스타인 단장의 말에 꼼짝도 못하고 팀 장악력도 형편 없다는 것이다. 일견 그럴 듯한 표현인 듯했다. 하긴 보스턴 레드삭스의 개성 강한 선수들을 상대로 하기에는 너무 약해 보이는 이미지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최근 는 테리 프랑코나 감독 부임 후 일어났던 비화들을 공개하며 ‘덕장’ 인 프랑코나 감독의 진면목을 공개했다. 프랑코나 감독이 높이 평가 받아야 하는 이유는 팀을 분열시킬 수 있는 내부의 갈등과 불안 요소가 외부로 새어나가지 않게 철저히 통제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스프링캠프 당시 매니 라미레스는 프랑코나 감독과의 첫 대면에서 거칠게 쏘아 붙이고는 첫 팀 미팅을 보이코트했다.
당시 라미레스는 오프시즌 동안 불거진 자신의 웨이버 공시에 자존심이 상할대로 상해 있던 상태였고 감독 교체에도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프랑코나 감독은 이 일을 비밀에 붙였다. 라미레스의 처지를 이해했기 때문이다.
▲페드로 마르티네스와 커트 실링 사이의 논쟁 등으로 잘 알려진 지난해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정규리그 개막전 다음 날 있었던 일은?
페드로 마르티네스는 경기 중간 캠든 야드를 빠져나가 버렸고 다음날 페드로의 행동에 격분한 프랑코나 감독은 페드로와 심한 언쟁을 벌였다. 그러나 프랑코나 감독이 페드로와 언쟁을 벌인 것은 전혀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그는 당시에도 팀의 에이스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대신 에이스를 홈경기 개막전에 등판시키지 않은 자신을 탓했다.
▲지난 시즌 7월 초 양키스타디움에서의 원정 3연전을 모두 패하며 양키스와의 승차가 8.5게임으로 벌어져 최대의 위기를 맞았을 당시 보스턴 지역 언론은 ‘노마 가르시어파러 가루내기’에 여념이 없었다.
당시 양키스와의 마지막 3차전에 가르시어파러가 출장하지 않은 것은 부상 때문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그 자신이 앞선 2경기에서 3개의 실책을 남발한 사실에 화가 나서 경기 출장을 거부한 것이다.
하지만 프랑코나는 가르시어파러를 성난 보스턴 언론에 내던지지 않았고 모든 비난을 혼자 감수했다.
이 밖에도 정규시즌 후반기 최악의 부진을 보이며 디비전시리즈 선발 로테이션에서 탈락했던 데릭 로나 시즌 중반 극심한 타격 슬럼프를 보인 케빈 밀러 등이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일 때도 그는 단 한번도 이들을 희생양으로 삼지 않았다.
1년 짜리 감독이 될 수도 있었지만 모든 책임을 자신이 떠 안았다. 프랑코나 감독은 필라델피아 필리스 감독 시절 ‘언론에 씹히는 것이 습관이 된 탓에’ 미디어의 아우성에도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구단 중 가장 극성스러운 팬과 지역언론을 자랑하는 보스턴의 감독으로서 책임과 비난을 감수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인내심 강한 프랑코나 감독이지만 최근 보스턴을 떠나며 자신과 구단 관계자들을 비난한 페드로에 대해서는 섭섭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페드로가 왜 그런 식으로 떠났는지 이해할 수 없다. 나는 늘 그에게 성심을 다해서 대했고 그의 발언에 가장 상처를 받은 사람은 나일 것”이라고 말하며 '완곡한 분노'를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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