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섭, '최소한 그린 만큼은 해야 욕안먹는다'
OSEN 알링턴=박선양 특파 기자
발행 2005.01.04 15: 09

 '홈런 28개, 타점 86개, 타율 2할6푼6리.'
 4일(이하 한국시간) LA 다저스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로 트레이드가 승인돼 '빅초이' 최희섭(26·LA 다저스)에게 주전 1루수 자리를 넘겨준 숀 그린의 지난 시즌 성적표다. 그린을 대신해 '다저스 붙박이 1루수'로 뛰게 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는 최희섭의 올 시즌 '가이드라인'이기도 하다.
 지난 해 홈런15개, 타점46개에 타율 2할5푼1리를 기록했던 최희섭은 올해 최소한 그린이 지난 시즌에 올렸던 성적 이상을 해줘야만 자신을 믿고 기회를 준 폴 디포디스타 단장에게 보답할 수 있다. 또 그린 이상의 공격력을 발휘해야만 다저스가 작년처럼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할 수도 있다. 한마디로 다저스의 올해 공격력은 최희섭이 열쇠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3일 그린의 트레이드 전격합의는 지난 2년간 3개팀을 전전하며 '저니맨' 신세였던 최희섭에게 최고의 새해 선물이었다. 이미 지난 시즌 종료때 폴 디포디스타 단장으로부터 '내년 시즌 붙박이 1루수는 너'라는 언질을 받은데 이어 최대 경쟁자인 그린이 떠남에 따라 최희섭이 다저스 주전 1루수로 배치될 것이 확실시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희섭은 팀에서 밀어주는 만큼 부담감도 따른다. 특히 순도높은 중장거리포를 자랑했던 중심타자 숀 그린이 빠진 만큼의 전력공백을 최희섭에 메워줘야 한다는 지상과제가 떨어진 셈이다.
 최희섭으로선 중심타선인 5번내지는 최소한 6번 타순에 위치하며 '해결사'로서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 한 시즌 홈런 30개에 80타점, 타율 2할8푼 안팎을 기록해야만 그린을 능가하는 공격력을 과시하게 된다.
 다저스는 이번 스토브리그서 주포였던 특급 3루수 애드리안 벨트레를 놓치고 장타력에선 떨어지지만 출루율에선 버금가는 좌타 외야수 J.D 드루를 영입하는 등 공격력이 지난 시즌보다 나을 것이 없는 상황이다. 또 수비력이 좋은 2루수 알렉스 코라를 내보낸 대신 노장들인 제프 켄트와 3루수 호세 발렌틴을 보강했다.
 지난 시즌보다 공격력이 낫다고 할 수 없는 처지에서 중심타자인 숀 그린까지 내보낸 것이다. 때문에 그린을 대신해야하는 최희섭의 책임이 크지 않을 수 없다. 최희섭이 부진하면 다저스는 곧바로 대체선수 모색에 나설 수도 있는 게 현실이다.
 중책을 맡게 될 최희섭은 '홈런 30개'를 목표로 훈련하고 있다. 지난달 23일부터 경남 남해에서 훈련에 돌입한 최희섭은 마이너리그시절 잘나갈 때의 호쾌한 타격폼으로 복귀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마이너리그 전체 최고의 유망주로 각광받던 시절의 '큰 키를 이용한 어퍼 스윙'을 재현하기 위해 스윙폼을 가다듬고 있다. 지난 시즌 종료후 팀 월러치 다저스 타격코치도 동계훈련과제로 이같은 지시를 내렸다.
 최희섭의 선수출신 에이전트인 이치훈씨는 "희섭이가 빅리그에 올라온 후 투수들에게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와중에 스윙폼이 흐트러졌다"면서 "현재 훈련성과가 좋다. 1월말까지 남해에서 훈련에만 열중한 뒤 출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희섭이 올 시즌 다저스 팀공격의 핵으로 맹활약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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