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 삼성 감독(42)이 다시 칼을 들었다. 그가 휘두르는 칼은 개혁을 향한 단호함이다. 지난해 삼성의 팀 컬러를 완전히 바꾸는 데 미진했다고 판단한 선 감독은 선수 간 ‘강력한 경쟁’을 부추기며 사자군단을 새롭게 길들이고 있다.
선 감독은 최근 숙소인 경산 볼파크의 조직 슬림화를 단행했다. 수 십명의 선수들이 무리 지어 살던 이곳에 단 스무 명의 선수만을 남겨뒀다. 최고 시설을 구비한 경산 볼파크는 대구, 경북 출신이 아닌 타 지역에서 온 선수들이 마음 편하게 몸을 의지했던 숙소다. 천하의 이승엽(29ㆍ지바 롯데)도 야구에서 성공하기 위해 데뷔 후 수년간 대구 집이 아닌 삼성 숙소를 택했을 정도로 자기 수양의 요람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 감독은 과감히 선수들을 쫓아내기에 이르렀다. 이유인즉 풍찬노숙의 시린 경험을 해 보라는 뜻이었다. 그야말로 천길 낭떠러지에서 살아 돌아와야만 자식으로 취했다는 사자의 조련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숙소 밖에서 자취도 해보고 고생을 해봐야 야구에 대한 정열이 더 살아난다”는 게 선 감독의 말이다. 그는 또 “1군과 2군의 수준 격차를 더 벌릴 계획이다. 2군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해서 꼭 1군에 남을 수 있도록 마음가짐을 바꾸게 하는 것이 목표다. 이렇게 하다보면 경쟁이 심해져 더더욱 팀이 탄탄해진다”고 덧붙였다. 결국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지만 스스로 ‘스타’라는 굴레에 빠져 우쭐했던 삼성의 스타 이기주의를 반드시 뿌리 뽑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선 감독은 야구란 이름으로 하는 것이 아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마냥 몰아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괌 스프링캠프가 무르익는 25일쯤에는 선수 개개인과 적어도 30분 이상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선수들과 개인 대화를 일절 삼갔던 전임 김응룡 감독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선수를 철저히 파악해 적재적소에 기용하고 정신 상태가 바르지 못한 선수는 직접 챙기겠다는 모습이다.
지난해 투수코치로 부임, 삼성의 마운드를 확연히 탈바꿈시키면서 지도자로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던 선 감독이 나머지 절반을 어떻게 채울지는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윤곽을 드러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