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워렌 스판의 전철 밟지는 않나
OSEN 김정민 기자 cjo 기자
발행 2005.01.07 12: 52

‘우승에 눈이 먼 도박인가, 확실한 투자인가.’
뉴욕 양키스가 올해로 42세를 맞은 랜디 존슨과 2년간 3200만달러의 연장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존슨의 양키스행이 최종 마무리됐다. 요식 행위인 피지컬 테스트를 거친 후 다음주 내로 랜디 존슨의 화려한 브롱크스 입성식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랜디 존슨이 지난해 최고의 구위를 보이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지만 양키스가 42세의 투수에게 연봉 1600만달러씩 2년을 더 보장해준다는 것은 어찌 보면 심한 도박일 수 있다.
44세가 되는 2007년까지 선수 생활을 보장 받은 존슨이 내년이나 후년에도 지난해와 같은 위력적인 투구를 보일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노장들의 몸 상태는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르다. 젊은 선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상을 당할 확률도 높고 부상 회복 속도도 젊은 선수들에 비해 느릴 수밖에 없다.
불혹의 나이에도 시속 160km에 육박하는 빠른 볼을 뿌려대는 존슨의 현재 구위로 봐서는 이런 우려가 ‘기우’일 수도 있다. 녹슬지 않은 구위와 양키스의 살인 타선, 든든한 마무리 투수 마리아노 리베라 등을 감안했을 때 올 시즌 20승은 떼논 당상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42세 이상의 나이에 20승을 올린 투수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워렌 스판 한 명뿐이다. 통산 368승을 올려 1973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왼손 투수인 스판은 1963년 42세의 고령에도 불구, 33경기에 선발 등판, 23승 7패 방어율 2.60을 기록하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그러나 스판은 이듬해 6승 13패 방어율 5.29로 페이스가 뚝 떨어졌고 1965년 7승 16패 방어율 4.01을 기록한 뒤 은퇴했다.
스판은 44세의 나이에 은퇴했다. 공교롭게도 존슨과 양키스의 계약이 만료되는 2007년 존슨은 44세가 된다.
물론 투수의 분업화가 철저히 이루어진 요즘과 1960년대를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무리가 있다. 스판 시대의 선발투수들은 요즘보다 훨씬 많은 이닝을 던져서 체력적인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존슨은 원래 투구 이닝이 많은 투수 중 하나다. 부상으로 중도 하차한 2003년을 제외하고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240이닝 이상을 투구했고 지난 시즌에도 245 2/3 이닝을 소화, 리반 에르난데스(워싱턴 내셔널스 255이닝)에 이어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 중 두번째로 많은 투구를 했다. 누적된 피로로 인한 부상이나 뜻 밖의 부진에 빠질 위험 요소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것이다.
랜디 존슨이 워렌 스판의 전철을 밟을지, 아니면 스판을 뛰어 넘고 다시 한번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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