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오프 시즌 동안 선발 로테이션을 싹 뜯어 고쳤다.
선발진의 변화된 모습은 양 팀의 이미지와 ‘처지’에 딱 맞는다. 리그 최고의 부자 구단인 양키스는 스타들을 모셔와 호화롭게 선발진을 재편했고 살림살이가 어려운 오클랜드는 ‘스타’들을 팔아 넘기고 저렴하고 젊은 선수들로 선발진을 구성해 ‘최소비용, 최대효과’를 노리고 있다.
양 팀의 선발진을 비교해 본다면 ‘극과 극’ 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팀 허드슨과 마크 멀더를 트레이드시킨 오클랜드의 내년 선발진 연봉 총액은 양키스 선발 투수들의 1/10도 안되고 5선발 재럿 라이트의 연봉 700만달러에도 못미친다.
반면 양키스의 내년 선발 로테이션의 연봉 총액은 웬만한 구단의 연봉 총액을 훌쩍 뛰어넘는 거액이다. 마이크 무시나가 1900만달러로 가장 많은 연봉을 받고 랜디 존슨이 1600만달러, 케빈 브라운이 1500만달러, 칼 파바노가 1000만달러, 재럿 라이트가 700만달러로 총 6700만달러다.
오클랜드의 경우 배리 지토가 480만달러를 받을 뿐 나머지 4명은 최저 연봉급의 선수들이다. 지난 시즌 부쩍 성장한 리치 하든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잠재력을 인정 받았던 대니 해런이 32만 5000달러, 지난해 대부분 마이너리그에서 머물던 조 블래튼과 댄 메이어가 31만6000달러의 연봉을 받은다. 총액 608만2000달러. 그저 그런 선발 투수들의 한 해 연봉에도 미치지 못하는 액수다.
그러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선발 투수진들이 ‘싸구려 애송이’들로 구성됐다고 해서 만만히 볼 수 만은 없다. 배리 지토와 리치 하든을 제외하고는 검증되지 않은 선수들이지만 잠재력 만큼은 인정 받은 유망주들이다.
대니 해런은 150km 중반에 이르는 위력적인 직구를 주무기로 하는 파워 피처로 세인트루이스에서도 선발 자리가 주어진다면 10승 이상은 너끈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조 블래튼은 2002년 오클랜드에 1차 지명된 선수로 빌리 빈 단장의 ‘머니볼 드래프트’ 성공 신화를 이어나갈 것으로 기대받는 유망주다. 댄 메이어는 마이너리그 팀을 5번 거치는 동안 한 차례로 2.78 이상의 방어율을 기록한 적이 없는 ‘짠물 투구’가 돋보이는 좌완으로 ‘투수 왕국’ 애틀랜타에서 애지중지하던 미완의 대기다.
이름 값에서야 양키스의 스타 투수들을 당해낼 수 없지만 이들이 내년 시즌 돌풍을 일으키며 양키스 선발 로테이션에 필적한 성적을 올리는 ‘기적’을 일으킬 가능성이 전무하다고 무시할 수 없다.
역대로 신인투수가 무서운 돌풍을 일으킨 사례들이 많기 때문이다. 멀게는 1981년 LA 다저스의 페르난도 발렌수엘라와 1984년 뉴욕 메츠의 드와이트 구든이 데뷔 첫 해 리그 최고 투수로 올라섰고 1998년 신인이었던 케리 우드(시카고 커브스)는 한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 기록을 세우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2000년 릭 앤킬(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도 ‘제2의 샌디 쿠팩스’라는 찬사를 들으며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2003년 돈트렐 윌리스(플로리다 말린스)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결국 월드시리즈 챔피언까지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