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섭(26ㆍLA 다저스)이 어지간히 힘든 통과의례를 겪고 있다. 스윙 궤적을 새롭게 연마하는 데 있어 생각만큼 적응이 쉽지 않은 탓이다.
8일 남해 대한야구캠프에서 만난 최희섭은 평소답지 않게 일그러진 표정이었다. 무언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배트를 내려찍기도 하면서 스스로에 대한 불만이 가득했다. 에이전트이자 친형처럼 따르는 이치훈씨(35)와는 배팅 연습 도중 스윙에 대해 난상토론을 벌이는 등 만족스런 해답을 찾기 위해 골몰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힘들다”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기도 했다.
그도 이제는 풀타임 메이저리거 3년차로서 위기감을 서서히 느끼기 시작했다. 이치훈씨는 “비디오 분석을 보면서 희섭이의 스윙궤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최대한 공을 몸에 붙여 임팩트 순간 빠르게 스윙한 뒤 오른팔을 쭉 펴주는 연습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최희섭의 스윙은 마지막 순간 방망이가 퍼져 돌아 나오면서 범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는 얘기다.
이 씨는 티 배팅할 때 쓰는 티(T)의 높이를 달리 조정해가면서 최희섭의 스윙을 유도했다. 키가 큰 최희섭의 경우 허리와 무릎 사이에 들어오는 공이 많다며 그 높이에 맞는 배팅에 집중했다. 기존 스윙의 경우 볼이 방망이 헤드 밑 부분에 맞기 쉬워 범타로 끝나지만 오른팔을 쭉 펴주면 결대로 힘을 받아 좋은 타구를 양산할 수 있다는 계산이 선 듯했다.
그러나 막상 스윙을 해 본 최희섭은 오히려 스윙 폭이 좁아지면서 제 스윙을 못하게 되자 불편한 모습이었다. 실제 연습 배팅이었으나 외야로 시원스레 뻗어가는 타구도 드물었고 땅볼로 내야를 간신히 벗어나는 타구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런 스윙방식은 일본 타자들이 주로 쓰는 방식으로 나름의 효과가 있다. 2002년 LG의 사령탑을 영입한 김성근 전 감독도 비슷한 스윙을 타자들에게 요구했고 상당한 효과를 보기도 했다. 물론 장타자를 꿈꾸는 최희섭에게 일장일단은 있는 스윙이나 LA 다저스 주전 자리가 요원한 그에게 에이전트인 이치훈씨가 가장 알맞은 스윙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씨는 “숀 그린의 트레이드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올 시즌 다저스와 계약이 끝나는 그린으로서는 당연히 장기 계약을 원할 것이다. 그린은 애리조나가 제시한 장기 계약 액수를 거절한 것이지 트레이드 자체를 거부한 것은 아니다. 다저스도 그린을 두 번이나 내보내려고 하지 않았는가”라며 최희섭의 주전 가능성을 낙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