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최대어 카를로스 벨트란이 결국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눈물 어린 구애를 뿌리쳤다.
휴스턴은 9일 오후 1시(이하 한국시간)인 데드라인 직전까지 카를로스 벨트란과 계약을 맺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으나 벨트란의 사인을 받아내는 데 결국 실패했다.
가장 유력한 경쟁자 중 하나였던 휴스턴이 탈락함으로써 벨트란 영입 레이스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현재로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팀은 뉴욕 메츠. 메츠는 뒤늦게 협상에 뛰어덜었지만 프레드 윌폰 구단주와 오마 미나야 단장이 직접 푸에르토리코를 방문하는 등 열성을 보였고 7년간 최대 1억2000만달러에 이르는 거액을 제시해 벨트란과의 계약에 가장 근접해 있는 구단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벨트란 측은 현재 급할 것이 없는 상황이다. 메이저리그의 가장 큰 손 뉴욕 양키스가 벨트란 영입을 완전히 포기하기 전까지 느긋하게 지켜보면서 제3, 제4의 구단이 나타나기를 기다릴 전망이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를 것은 당연지사, 뉴욕 양키스는 물론 최근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시카고 커브스와 다크호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등이 천문학적인 베팅에 나설 수도 있기 때문에 벨트란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최고액을 끌어낼 때까지 어느 구단과도 쉽게 계약을 맺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구단의 명운을 걸고 추진했던 카를로스 벨트란 재계약에 실패함에 따라 올 시즌 큰 전력 차질을 빚게 됐다. 중심 타자 랜스 버크먼은 현재 무릎 십자인대 부상으로 재활 중에 있고 제프 켄트는 LA 다저스와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중심 타선 중 3명이 없이 시즌 개막을 맞을 위기에 처했다.
외야수도 기존의 크레이그 비지오 외에 두 자리가 빈 상황이다. 게다가 벨트란과의 계약 실패는 은퇴와 1년 연장 계약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로저 클레멘스의 설득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클레멘스는 월드시리즈에 도전할 만한 전력이 되지 않을 경우 미련 없이 은퇴를 선언하겠다고 암시한 바 있다.
한편 팀 퍼퓨라 휴스턴 단장은 “협상 마감 시간을 앞두고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스캇 보라스가 계약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말하며 “벨트란과의 계약을 맺지 못해 몹시 실망스럽다. 좀 더 일찍 본격적인 협상에 나서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침통한 심경을 밝혔다.
휴스턴은 지난해말 벨트란과의 미팅에서 팬들이 보낸 이메일을 책으로 제작해서 벨트란에게 전달하고 포스트시즌 하이라이트 비디오를 방영하며 '휴스턴 시가 얼마나 벨트란을 원하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등 눈물 어린 구애작전을 펼쳐왔지만 결국 '자금력'에 한계를 보이며 대어 획득에 실패했다.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대형 시장을 보유한 팀에 맞서기 어려운 소규모 시장 팀의 비애를 보여주는 또다른 사례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