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게 나한테 물어보지 그랬어!’
10일 시무식을 갖고 올해 공식 일정을 시작한 선동렬 삼성 감독(42)이 갈 곳을 잃은 임창용(29)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나타냈다. 일본에 진출할 예정이었다면 진작부터 자신과 진지하게 상의했으면 좋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1996년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즈에 진출한 맏형으로서 이후 일본 진출을 도모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으나 호기롭게 자신을 찾아오는 후배가 드물었던 점이 내심 답답했던 모양이다.
선 감독은 “지난해 이승엽(29ㆍ지바 롯데)의 진출도 도와주고 싶었으나 사정이 여의치 못했다. 내가 삼성에 온 것도 얼마 되지 않았고 지도자로 변신한 지 얼마 안돼서 신경 쓸 일이 많았다. 그의 일본 진출도 급박하게 돌아갔고”라며 추억했다. ‘친형 같은 사령탑’ 을 모토로 삼은 선 감독은 “선수들이 나를 어려워하나?”면서 쓴웃음을 짓기도 했다.
사실 이승엽과 임창용 모두 미국진출을 염두에 뒀다는 점에서 일본행은 급작스러운 일이었다. 재작년 이승엽은 LA 다저스와 계약 내용까지 확인했으나 조건이 미흡하다고 판단, 뜻을 접었고 이후 삼성 잔류와 지바 롯데 진출을 놓고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을 거듭한 끝에 일본을 택했다. 임창용은 미국과 일본 모두 진출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이었기에 일본쪽으로만 집중하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선 감독은 지금도 일본쪽 지인들과 전화통화를 주고 받을 정도로 유창한 일본어를 과시한다. 올해 삼성의 일본 오키나와 캠프도 선 감독이 직접 나서 주니치 시절 은사인 호시노 감독측과 상의, 한신 타이거스의 새로운 구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이미 지난 시즌 중반 조치를 끝냈다. 여전히 일본 쪽과 교감을 나누면서 일본 프로야구의 현장감을 유지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선 감독의 임창용에 대한 생각은 단호하다. 이미 ‘없는 전력’으로 생각하고 팀 구성을 마쳤다. “야구에 임하는 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받아들일 수 없다. 정 갈 데가 없으면 구단이 나서지 않겠느냐”며 수용 가능성을 열어두기는 했으나 김재하 단장의 태도가 워낙 강경하다. 선 감독은 새로운 용병 루더 해크먼에게 마무리의 중책을 맡기되 믿음직스럽지 못할 경우 권오준을 내세우기로 했다. 지난해 ‘불펜의 쌍권총’으로 맹활약한 권오준과 권혁 모두 선발로 내정했으나 때에 따라서는 권혁을 좌완 불펜으로 중용할 참이다. 신예 우완 오승환은 즉시 전력감으로 인정 받은 상태다.
선동렬 삼성 감독이 10일 구단 시무식에 이어 가진 포토데이 행사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삼성 라이온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