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의 화두는 삼성이다. FA 최대어 심정수와 박진만을 낚는 등 8개 구단 가운데 최강의 전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삼성을 벌써부터 우승 0순위로 꼽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불세출의 스타 출신인 선동렬 감독(42)이 사령탑 데뷔 첫 해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을지 여부도 관심거리다.
야구팬들의 이목이 신년 초부터 삼성에 집중되는 가운데 어느 팀이 '선동렬호'를 무너뜨릴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시리즈를 2연패하는 등 통산 4회나 팀을 정상으로 이끈 '여우' 김재박 감독(51)이 이끄는 현대를 삼성의 맞수로 꼽고 있다.
비록 선 감독이 코치 신분이기는 했지만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이미 일합을 겨뤘다. 결과는 김재박감독의 승리.
올해 복수혈전을 벼르고 있는 선 감독과 3연패를 지상 목표로 삼고 있는 김재박 감독이 신년 초부터 장외에서 보이지 않는 자존심 대결을 벌이고 있다.
선수를 친 것은 선동렬 감독. 지난해 말 스승 김응룡 감독의 뒤를 이어 삼성의 사령탑으로 취임한 선감독은 지난 10일 동계훈련에 들어가면서 "모든 선수를 실력으로 평가하겠다"고 말했다. 더 이상 이름값에 얽매이지 않고 무한경쟁을 통해 전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모든 선수에게 멀티 플레이어가 될 것을 주문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유격수 박진만을 제외하고는 어느 누구도 예전처럼 붙박이 주전은 없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투수들도 예외가 아니다. 에이스 배영수는 물론 어느 누구도 시즌 개막전까지 만족할 만한 수준까지 몸 상태를 만들지 못하면 가차없이 전력에서 제외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태다.
최대한 자율을 부여하겠지만 프로선수 답게 스스로 관리하지 못하면 그에 상응한 대우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뒤질세라 김재박 감독도 무한 경쟁을 선언하고 나섰다. 12일부터 1박2일간 경기 고양시 원당구장에서 '필승 다짐 한마음 결의대회'에 참가한 김 감독은 "기존 2군선수들과 신인들 가운데 가능성 있는 선수에게 많은 기회를 주겠다"고 말했다. 심정수 박진만이 떠난 이후 구멍이 생긴 공격력과 수비력을 보강해야하는 지상 과제를 해결하기위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그러나 김 감독의 말뜻을 곰곰히 음미하면 또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세대교체라는 보도를 내세워 주전과 비주전간의 무한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뜻도 담겨있다. 그동안 이름값을 앞세워 무임승차했던 몇몇 주전선수들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인 셈이다.
특히 박진만의 이적과 정성훈의 군입대로 인한 내야진 공백을 메우기 위해 치밀하게 경쟁을 유도, 팀전체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동계훈련 첫날부터 결기를 세우고 있는 두 스타감독의 불꽃튀는 경쟁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벌써부터 주목된다.
정연석 기자 yschung62@pocta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