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은 '합격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에도 변함이 없을지는 미지수다.
뉴욕 메츠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도전장을 낸 한국인 좌완 투수 구대성이 지난 13일 플로리다주 포트세인트루시에 있는 메츠 미니캠프에서 '자원반 권유반'으로 깜짝 불펜피칭을 가졌다. 이날 구대성의 피칭을 지켜본 릭 피터슨 투수코치는 '팔이 나오는 각도 등이 독특하다. 한국과 일본에서 성공한 투수이니 만큼 폼을 고칠 생각은 없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에이전트는 전했다.
그러나 아직은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 한국인 선발 투수인 우완 서재응의 투구폼을 바꾸라고 지시, 시즌 내내 헤매게 했던 장본인이 피터슨 코치이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모르는 일이다.
특히 피터슨 코치는 불펜요원, 그 중에서도 좌완 투수들에게는 '사이드암'형태로 투구폼을 모조리 뜯어고친 것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코치시절 '빅3(좌완 배리 지토와 마크 멀더, 우완 팀 허드슨)'를 키워내며 명성을 쌓은 탓인지 좌투수들에게 유난히 투구폼 변경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메츠 불펜에서 활약했던 좌투수들인 마이크 스탠튼(뉴욕 양키스), 페드로 펠리시아노는 물론 심지어 최고참 불펜요원인 존 프랑코에게도 투구폼을 바꿀 것을 주문해 갈등이 있었다고 한다. 한마디로 신예는 물론 베테랑들에게까지 자기가 원하는 투구폼으로 변경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이에 양키스에서 '철벽 불펜'으로 맹활약했던 베테랑 스탠튼도 왼팔을 위로 올렸다 내렸다하면서 피터슨 코치의 비위를 맞췄고 펠리시아노는 사이드암으로 완전히 변경했으나 별 성과를 내지 못했다. 45세의 최고참으로 선수들 사이에서 불펜코치로 통했던 존 프랑코만이 피터슨과 맞서 자기폼을 유지했다.
이처럼 좌완 불펜투수들의 투구폼을 뜯어고치는 등 고집으로 똘똘 뭉친 피터슨 코치가 과연 구대성에게는 현재의 투구폼을 그대로 유지하게 할지 관심사다. 다행히 구대성은 '피터슨이 원하는 사이드암 형태'에 가까워 한 시름 덜하겠지만 무슨 단점을 지적하며 폼 변경을 요구할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물론 지난해 처음 부임한 후 '부단장'급의 권력을 휘둘렀던 피터슨이 올해는 신임 미나야 단장과 랜돌프 감독 밑에서 힘을 쓸 수 없는 처지인 것도 구대성으로선 다행스런 일이다. 구대성이 올 시즌 내내 '특유의 자기폼'을 유지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