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많은 LA 다저스의 오프시즌 중 지역 언론과 팬들에게 가장 많인 비난을 받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아드리안 벨트레와 계약을 맺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 시즌 MVP급 활약으로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그에게 적극적인 제안을 하지 않아 시애틀 매리너스 입단을 조장 혹은 방기했다는 것.
그러나 다저스의 팜 시스템에는 현재 벨트레를 뛰어 넘을 만한 대형 유망주가 성장해 나가고 있다. 폴 디포디스타 단장이 기회만 있으면 운운하는 '다저스의 미래'에서 핵심에 자리 잡고 있는 선수가 바로 어빙 조엘 구스만(21)이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구스만은 여러가지 면에서 아드리안 벨트레를 연상시키는 선수지만 자질과 체격 조건만 놓고 보자면 벨트레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LA 다저스는 2001년 7월 애너하임 에인절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등 5개 구단과 치열한 스카우트 전을 펼친 끝에 225만달러(한화 약 26억원)의 거액에 구스만과 입단 계약을 맺었다.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을 맺을 수 있는 법적 최소 연령은 만 16세. 계약 당시 그는 최소 연령을 갓 넘긴 만 16세 8개월이었다.
193cm 86kg의 당당한 체구의 대형 유격수인 구스만은 2002년 다저스산하 루키리그에서 마이너리그 생활을 시작한 후 한단계씩 차근차근 올라오며 빅리그 입성의 코스를 밟고 있다.
2002년 루키리그와 2003년 싱글 A에서는 2할5푼에도 못미치는 타율을 기록하는 등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나 지난해부터 재능을 활짝 꽃피우기 시작해 다저스 관계자들을 들뜨게 하고 있다.
구스만은 지난시즌 싱글 A 베로비치 다저스에서 87경기에 출장, 3할7리의 타율과 14홈런 51타점의 좋은 성적을 남긴 후 더블 A 잭슨빌 선스로 승격했고 잭슨빌에서도 46경기에서 2할8푼의 타율과 9홈런 35타점의 쏠쏠한 성적을 올렸다. 특히 주목할 것은 2003년 4할에도 미치지 못했던 장타율이 5할5푼으로 급상승했다는 점이다.
성미 급한 다저스팬들은 벌써부터 ‘구스만을 빅리그에 올려 주전 3루수로 기용하라’고 성화를 부리고 있지만 여러가지 여건을 고려해 볼 때 구스만은 올해 트리플 A에서 빅리그에 오르기 위한 마지막 수업을 쌓은 뒤 2006년 시즌 정도에 빅리그에 데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벨트레와 마찬가지로 올시즌 전격적으로 빅리그에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
구스만은 현재 유격수를 맡고 있지만 지난해 내셔널리그 유격수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세사르 이스투리스가 버티고 있고 3루수 요원이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빅리그에서는 3루수로 포지션을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다저스가 거액을 투자해서 벨트레와 재계약을 맺지 않고, 호세 발렌틴 같은 ‘중고품’과 1년 계약을 맺은 것도 구스만의 완전한 성장을 기다리기 위한 조치였다는 해석이 있다.
구스만이 기대대로 성장해 빅리그에 합류해준다면 다저스는 2006년 이후 안토니오 페레스(2루수)-세사르 이스투리스(유격수)-조엘 구스만(3루수)-디오너 나바로(포수)-최희섭(1루수) 등으로 이어지는 리그에서 가장 젊은 내야진을 구축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