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축구대표팀이 흉일(凶日)인 2월7일에 일본으로 쳐들어 간다.
상대방이 흉일(凶日)이면 이 쪽은 길일(吉日)이 될 터. 북한이 일본에 입국할 예정일인 2월7일은 일본 월력(月曆)으로 불멸(佛滅). 불멸은 말 그대로 부처가 사라지는 최악이라는 뜻으로 일본인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아주 흉한 날로 여기는 날이다. 일본인들은 이날 결혼하면 이혼한다는 미신을 철석같이 믿을 정도로 모든 일에 나쁜 날로 알고 있다.
북한 축구대표팀이 이런 것까지 감안해서 일본 입국날자를 택했는 지는 알 수 없으나 베일에 가려진 북한 축구의 정보를 캐내기 위해 혈안이 돼 있는 일본 매스컴으로선 북한의 입국 날짜마저 굳이 길흉화복의 미신적인 해석에 연계시킬 정도로 절박한 모양이다.
14일치 일본의 한 매스컴은 ‘2006년 독일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일본과 2월9일(사이타마 구장) 첫 경기를 갖는 북한 축구대표팀이 불길한 날인 2월7일에 일본에 ‘상륙’(글쎄, 섬나라에 가는 것을 상륙이라고 표현해도 맞는 것인지...)한다고 보도했다.
일본 매스컴은 북한 축구대표팀이 오는 16일부터 중국 하이난(海南)섬에서 비밀 전지훈련을 갖는다고 오보, 망신살이 뻗쳤다가 중국 스포츠지 를 인용, 이미 11일부터 훈련을 시작했다고 서둘러 정정보도를 내는 등 갈팡질팡하고 있다. 이는 일본이 1차전 맞상대인 북한을 얼마만큼 의식하고 있는 지를 반증하는 것. 일본 대표팀이 하이난 섬에 비밀 정찰대를 보내 북한의 전력을 탐색할 예정이라는 보도도 뒤따랐다.
‘미지의 적이 서서히 베일을 벗고 있다’는 식으로 일본 매스컴은 북한 축구에 대해 사소한 정보라도 낱낱이 까발리는 ‘경마식’ 보도로 일관하고 있다. 북한 축구는 아직까지 일본에 신비한 존재로 여겨지고 있는 듯하다.
‘타도 일본’의 기치를 내걸고 월드컵 본선 진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북한은 조선인민군 소속 4ㆍ25부대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역시 일본에 대해 강한 경계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북한은 대표팀 훈련장면의 사진 촬영은 어쩔 수 없겠지만 선수나 코치의 직접 취재는 절대 허용할 수 없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일본측의 접근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하고 있다.
북한과 일본은 역대 상대전적에서 4승3무4패로 호각세를 보였다. 일본은 이번 북한전에 대비, 최근 양국간의 정치적 긴장 등을 감안해 5000명의 경비병력을 동원할 예정이고 경비 총비용으로 4000만 엔(한화 약 4억 원)을 들일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