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의 '연'자도 입에 담고 싶지 않습니다."
최근 연봉협상 때문에 팬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있는 현대 에이스 정민태(35)가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고 나섰다.
지난 시즌 정민태의 연봉은 7억4000만원. 국내 프로선수 가운데 최고액을 받은 정민태는 구단으로부터 25%(1억8500만원) 삭감안을 통보받은 상태다. 지난 시즌 7승을 올리는 데 그친 정민태는 구단의 일방적인 삭감안이 썩 내키지 않지만 일단 구단안을 수용하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하지만 일부에서 돈 욕심 때문에 연봉협상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비춰지는 것을 상당히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정민태는 "그동안 내가 말한 것으로 외부에 알려진 내용 가운데 대부분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정민태는 "내가 하지도 않은 말이 기사화되거나 왜곡되고 부풀려져 돈만 아는 선수로 팬들에게 알려져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연봉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연봉 백지 위임설도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구단과 접촉하면서 단 한 번도 연봉 백지 위임에 대해 얘기한 적이 없다는 게 정민태의 주장이다.
또 최근 구단의 25% 삭감안에 맞서 체면을 세워 달라며 24%만 깎아 달라고 요청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정민태가 더욱 괴로워 하는 것은 팬들의 일방적인 비난. 연봉을 둘러싼 팬들의 비난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사실이 잘못 전달되면서 오해하고 있는 측면이 많다는 게 정민태의 생각이다. 특히 일부 팬들이 자신을 돈만 아는 선수로 치부하며 "돈민태"라고 비난할 때는 섭섭한 마음이 든다고 밝혔다.
정민태는 "그렇다고 일일히 사실 관계를 해명할 수도 없어 더 답답하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정민태는 또 구단에 대해서 섭섭한 감정도 숨기지 않고 있다. 지난해 성적이 부진, 연봉을 깎겠다는 것은 충분히 수긍할 수 있지만 구단이 그동안 4번이나 팀을 한국시리즈 정상으로 올려 놓은 에이스를 이런 식으로 대접하는 것은 과하다는 게 정민태의 생각이다.
25% 삭감안에 동의하고 에이스의 체면을 세워줄 수 있는 옵션을 제시했지만 구단이 일방적으로 백기투항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민태는 "하루라도 빨리 연봉협상을 마무리하고 올시즌에 대비하고 싶다"며 "그렇게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또 정민태는 "그동안 연봉협상을 둘러싸고 이런저런 말들이 부풀려지고 왜곡되기 때문에 당분간 아무도 만나지 않고 전화통화도 하지 않을 생각이다"며 "구단과 협상을 원만히 끝날 수 있도록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