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성’이 삼성에 부메랑으로 돌아가고 있다.
삼성은 일본에서 임창용(29)이 귀국하는 대로 계약 협상을 벌일 계획이다. 모양새는 임창용이 선동렬 삼성 감독에게 ‘백의종군’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삼성은 ‘임창용 문제’를 선 감독에게 100% 일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 감독은 “임창용의 태도 변화가 우선이다. 몸값도 대폭 낮춰 들어온다면 받아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재하 삼성 단장은 14일 대구 과의 인터뷰에서 “임창용이 해외에 진출한다면 좋겠지만 국내에 남을 경우 안 잡을 수도 없다. 선 감독의 요청이 있으면 잡을 것이다. 금액은 4년간 30억 원에 계약한 LG 진필중 정도가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가이드라인을 그었다. 한때 언급됐던 4년간 40억 원에서도 10억 원이나 깎인 금액이다.
현재까지 돌아가고 있는 사정을 살펴보면 결국 삼성이 자기 스스로에게 족쇄를 채웠다는 식으로 밖에 설명이 되지 않는다. 김 단장은 “임창용이 도덕성에 문제가 있어 초일류그룹으로 나아가는 삼성 구단의 이미지와는 맞지 않는다”며 잡을 뜻이 없음을 초지일관 유지했다. 그러나 현장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 상황에서 임창용을 모른 척하는 것도 삼성의 이미지와는 배치되는 것이었다. 임창용은 여러 문제점이 있는 선수였기에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고 표현했다고는 하나 이미 ‘도덕성’은 ‘간통’과 같은 말로 통용되기 시작한 이후였다. 그러나 그렇게 문제가 있다고 ‘도덕성’을 부르짖었지만 성적을 위해 삼성의 주장대로 ‘부도덕한’ 선수를 다시 껴안고 마는 모순을 저지르기 직전이다. 자기 말에 결국 자기가 갇히고 만 경우다.
‘도덕성’이라는 표현은 결국 임창용의 다른 구단행을 막는 충격적인 수사였다. 실제 김영수 신임 사장 부임 이후 임창용의 영입을 검토했던 LG는 ‘간통’이라는 한 마디에 확실히 영입 의사를 접었다고 한다. “삼성이 ‘도덕성’이라는 이유를 들어 내친 선수를 우리가 무슨 재주로 잡겠는가”라고까지 했다. 이처럼 ‘도덕성’이라는 치명타는 결국 나머지 7개 구단이 임창용 영입을 주저하는 결정적인 이유로 작용했다. 이미 임창용의 타구단행이 봉쇄된 상태에서 삼성은 편안하게 협상에 임할 수 있게 됐다. 도덕성은 이렇게 되면 삼성이 유리하게 해석하는 상황 논리밖에 되지 않았다.
‘임창용 사건’이 터졌을 당시 사건 자체의 충격도 컸지만 그런 상황에도 출전을 강행시켰던 김응룡 당시 감독과 삼성 구단의 자세에 더 큰 문제가 있었다. 비록 큰 문제를 일으켰지만 충분히 반성을 하고 실력으로 이를 극복했다면 재기의 무대를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 아직도 현장에서 그를 원할 정도로 임창용은 실력이 있는 마무리 중 한 명이다. 임창용을 다시 데려오는 게 문제가 아니라 괜한 ‘도덕성’ 논란을 일으키며 부끄러운 부메랑을 얻어맞게 된 데 문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