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역 박일기 씨, “본프레레 숨결까지 전한다”
OSEN LA=장원구 기자 기자
발행 2005.01.18 19: 01

‘네덜란드인 감독의 숨결까지 전한다’
조 본프레레 대표팀 감독이 선수들을 지도할 때 항상 바로 옆에서 그와 호흡을 맞추며 선수들에게 똑같은 의미의 말을 전달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통역을 맡은 축구협회 직원 박일기 씨다.
그는 본프레레 감독의 영어 설명을 그대로 옮기는 ‘통역기’의 구실만 하는 것은 아니다. 본프레레 감독의 감정까지 자신에게 이입시켜 선수들을 집중하도록 만든다. 본프레레 감독이 칭찬을 하면 부드럽게, 본프레레 감독이 큰 소리로 꾸짖으면 같이 목소리가 높아진다.
과거 대표팀이나 프로축구팀 통역들은 감독의 목소리가 심리 변화에 따라 고저장단이 바뀌는 것을 간과하고 똑같은 톤으로 통역을 한 경우가 많았다. 자연히 강조할 부분과 덜 강조할 부분에 차이가 없어지게 된 것이다.
하지만 박 씨는 훈련 시간만큼은 본프레레 감독의 손동작, 양미간의 주름까지 비슷해진다. 그야말로 본프레레 감독의 ‘분신’이 되는 것이다.
박 씨가 축구 통역관으로 일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2년 축구지도자 세미나 때부터. 그는 당시 전문적이면서도 유창한 축구 통역으로 인정을 받았고, 결국 코엘류 전 감독과 본프레레 감독의 통역을 맡게 됐다.
그는 “감독과 선수간에 보이지 않게 감정이 대립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중간자적 위치에 서야하는 게 가장 어렵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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