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 수십 억 원짜리 셋업맨?
OSEN 장현구 기자 can 기자
발행 2005.01.19 11: 42

사상 최고액 셋업맨이 탄생할까.
삼성에 연봉을 백지 위임한 임창용(29)이 과연 얼마에 계약할 것인지는 사실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선수들에게 후한 인심을 베풀어 온 삼성의 전례를 볼 때 이미 언급한 4년간 30억 원을 넘어 협상 결과에 따라서는 박진만급(4년간 최대 39억 원)으로도 대우할 수 있다. 문제는 그의 보직이다. 선발도 마무리도 아닐 경우 수십 억 원짜리 셋업맨이 생겨날 판이다.
사실 이런 모양새는 지난해에도 관찰됐다. 정민태에 이어 심정수와 함께 두 번째 고액 연봉을 받은 이상훈(은퇴)은 SK에서 마무리로 활약할 예정이었으나 부진한 투구로 중간으로 밀려났다. 6억 원짜리 셋업맨으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이 점이 이상훈의 자존심을 팍팍 긁었다.
뒤늦게 팀에 합류한 임창용은 당장 괌 전지훈련부터 동료들과 무한 경쟁에 뛰어들어야 한다. 임창용은 지난해에는 스프링캠프가 시작되기 전부터 팀 사정상 마무리로 낙점 받은 상태였다. 당연히 경쟁자도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용병을 직접 뽑은 이선희 잔류군 코치는 “루더 해크먼을 일단 마무리로 기용한다는 데 코치들끼리 합의를 봤다. 본인이 선발로도 뛸 수 있다고 하는데 캠프를 거치면서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선발은?
바르가스 배영수 김진웅 권혁 권오준 등으로 짜여진 선발은 8개 구단 가운데 최상급 조합이다. 변수가 있다면 권혁은 중간으로 기용될 수 있고 권오준은 해크먼이 부진하다면 마무리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점이다. 4~5선발 정도가 아직 유동적인데 임창용은 일단 그 자리를 목표로 뛰어야 할 것 같다.
‘애니콜’이라는 애칭답게 선발 중간 마무리를 가리지 않고 마당쇠처럼 기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전병호 박석진 오승환 김덕윤 등으로 구성되는 중간 투수진도 비집고 들어가기가 만만치 않다.
결국 임창용은 사상 최고의 경쟁률을 뚫어야 자신의 보직을 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했고 임창용의 자존심이 순순히 무너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직구와 커브 위주의 단순한 투구 패턴을 벗어나 지난해부터 심심치 않게 던진 포크볼을 더욱 숙련시키는 게 급선무다. 물론 선동렬 감독의 말처럼 “가운데만 집어 넣지 않고 컨트롤을 더욱 발전시키는 것”이 선결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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