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철 LG 감독, '소원 수리' 이벤트
OSEN 장현구 기자 can 기자
발행 2005.01.20 11: 06

이순철 LG 감독(44)이 연봉 싸움으로 소원해진 선수와 구단간의 가교 구실을 자임하고 나섰다.
가장 멋진 사인 필체를 보여준 선수를 시상하는 ‘사인 컨테스트’를 개최하기로 한 이 감독은 ‘지각’ 계약자들이 호주에 들어오는 대로 또 한 가지 깜짝 놀랄만한 이벤트를 구상 중이다. 바로 ‘소원 수리’다.
호주에서 훈련 중인 이 감독은 “2년 연속 6위에 그치면서 선수들이 구단의 연봉 제시액을 감내하겠다는 오기가 강한 것 같다. ‘지각’ 계약자들이 예상보다 빨리 들어오고. 코칭스태프로서는 이런 선수들의 오기를 실제 경기에서 어떻게 뽑아내느냐에 초점을 맞춰 훈련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훈련에서는 ‘초보’라는 딱지를 떼고 사령탑 2년차에 접어든 이 감독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이 감독은 선수와의 ‘직접 대화’를 목표로 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이 감독은 의도적으로 선수와의 접촉을 피하기도 했다. 편애로 비춰질 수도 있고 일일이 선수들의 불만사항을 듣다보면 큰 그림을 그릴 수 없다는 뜻에서였다.
그러나 올해는 선수가 원하는 야구, 감독이 바라는 야구를 위해서라도 ‘소통’을 중시하기로 마음먹었다. 이 감독은 선수단이 전원 합류하는 대로 무기명으로 불만 사항 및 팀과 야구에 관련된 모든 질문을 받아 한 자리에서 직접 설명하는 '소원 수리'를 계획 중이다.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민주적인 토론회의 한 장면을 생각하면 된다.
이 감독은 “연봉 문제로 구단과 소원해지면 선수들도 힘들다. 나도 그런 적이 있다. 이번 자리는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이 허심탄회하게 선후배로서 그런 경험을 주고 받고 올해는 성적으로 보답 받을 수 있게 하나가 되는 자리로 만들려고 한다”며 의욕을 다졌다.
올해 LG의 연봉 협상 분위기는 지난 2002년 초와 비슷했다. 김재현 이병규 유지현 전승남 등이 구단안에 반발, 연봉 조정신청을 내는 등 스프링캠프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어두웠다. 훈련만이 이를 타파할 유일한 계책이었고 마침내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는 기적을 연출했다. 올해는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갈등 조정자’로 나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모습이 바람직하게 보인다.
‘삶에 찌들지 않는 야구를 펼치겠다’며 큰 포부를 밝혔던 이 감독은 지난해 선수단의 잦은 부상과 초보 감독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이 감독이 선수단과 직접대화를 통해 자신만의 야구 색깔을 만들어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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