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 진출 따위는 관심 없다.’
카를로스 델가도의 특이한 이력 중 하나는 12시즌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였지만 포스트 시즌 무대를 단 한 차례도 밟아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아메리칸리그에서 손꼽히는 강타자로 군림했으면서도 소속팀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지구에 속해있는 탓으로 포스트시즌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번도 받지 못했다.
그는 정규리그 1423경기를 뛰고도 한 차례도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러보지 못했는데, 현역 선수 중 그보다 많은 경기에 출전하고도 포스트시즌에 출전하지 못한 선수는 데이빗 세기(1456경기)가 유일하다. 현재 FA인 세기가 이미 쇠퇴기에 접어 든 것을 고려한다면 델가도는 올시즌 내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뛰고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해보지 못한 선수가 될 것이 확정적이다.
많은 선수들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 위해, 혹은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기 위해 트레이드를 자청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델가도는 지난 시즌 찾아온 기회도 차버렸다.
지난해 7월 말 트레이드 마감 기한을 앞두고 LA 다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트레이드에 거의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델가도가 트레이드 거부권을 철회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해 결렬되고 말았다.
당시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질주하고 있어서 포스시즌 진출이 유력한 상황이었다. 델가도가 트레이드를 거부한 이유는 토론토를 떠나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FA로 풀린 이번 오프시즌에서도 포스트시즌 진출 따위는 구단 선택 조건에 들지 못하는 듯하다. 표면적으로는 ‘경쟁력 있는 팀에서 뛰고 싶다’고 말했지만 5년간 평균 연봉 8000만달러를 지급해 줄 구단을 찾고 있을 뿐 팀 성적에는 별로 연연하지 않는 눈치다.
오프시즌 마감 시간까지 끈질기게 기다린 델가도의 ‘인내심’은 곧 결실을 맺을 듯하다. 윈터 미팅 당시 3년간 3000만달러 안팎이었던 그의 몸값은 당시보다 크게 뛰어오를 전망이다.
델가도 측은 현재 평균 연봉 1700만달러를 주장하고 있으나 현실성은 없다. 뉴욕지역 언론들은 델가도가 벨트레보다는 많고 벨트란보다 적은 평균 연봉(1300만~1600만달러)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