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 삼성 사장(64)이 ‘삼사일언(三思一言)' 의 철학을 몸소 실천하기 시작했다.
김 사장은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 경산볼파크에서 각 팀장들이 참석하는 주례회의를 연다. 24일 주례회의 안건 가운데 으뜸은 역시 임창용의 처리 문제였다. 삼성은 계약 파기 및 트레이드를 요구한 뒤 다시 이를 뒤집고 백의종군을 선언한 임창용을 다시 받아들였지만 그의 최종 복귀 여부는 이날 회의에서 결정된다고 사전 발표한 바 있다.
임창용 사태를 바라본 삼성의 공식 입장을 담은 이날의 보도자료는 그의 복귀를 인정하되 사후 재발 방지 차원에서 그는 물론 그의 부모에게서 모두 서약서를 받았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서약서 외 다른 제재 조치는 없다.
김 사장은 보도자료를 각 언론사에 뿌리기 전 세 번째로 임창용을 불러 독대했다. 지난 22일과 23일은 임창용이 김 사장을 찾아 용서를 구했다면 24일 아침에는 김 사장이 임창용을 불러 최종적으로 다짐을 받아낸 셈이었다. 3일 연속 ‘잘못했다. 죄송하다’는 말을 듣고서야 김 사장은 임창용을 삼성 선수로 인정했다. 신중을 기해 마지막으로 손수 단도리를 한 것이었다.
이번 사태 해결 과정에서 김 사장의 언행은 또 다른 논란을 야기했다. 한 구단의 최고경영자(CEO)로서는 너무 감정적인 게 아니었냐는 뜻이었다. CEO의 한 마디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게 조직 사회의 생리다.
김 사장은 실제 임창용의 계약 파기 요구 소식이 전해지자 노기를 가라앉히지 못하고 곧바로 ‘임의 탈퇴시키겠다’며 폭발했다. 구단 관계자의 말처럼 ‘말도 안 되는’ 임창용측의 요구를 좀 더 냉정하게 검토한 뒤 단칼에 대응했으면 사건은 일파만파로 확대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지난해 12월 1일 삼성 사장에 정식 취임한 김 사장은 심정수 박진만 영입, 선수단과 구청 및 관계 기관의 유대를 통한 지역 밀착 마케팅 등을 의욕적으로 추진해왔다. 그러나 이번처럼 사장으로서 큰 일에 부닥친 적은 없었다. 감독이 아닌 프런트의 수장으로 어떤 언행을 보여줘야 하는지 ‘임창용 사태’를 통해 김 사장도 많은 것을 느꼈으리라는 게 구단 관계자의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