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에서 불어오는 ‘박병호 태풍’이 심상치 않다.
삼성에 조영훈이 있다면 LG에는 박병호가 있다. 둘 다 타선의 키를 쥐고 있는 핵심선수. 양팀의 코칭스태프가 거는 기대는 대단하다. 조영훈은 5번 타자로, 박병호는 파워 넘치는 6번 타자로 키우고 싶은 심산이다.
호주 블랙타운 구장. 남들은 쉽게 넘기기 힘든 펜스를 쳤다하면 넘기는 선수가 있다. 바로 지난해 대통령배 고교 대회에서 4연타석 홈런으로 세상을 깜짝 놀래킨 박병호다. 성남고를 졸업하고 프로에 진출한 박병호는 19살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140m가 넘는 홈런포를 시원스레 뽑아내고 있다. 한 관계자에 다르면 그동안 LG에서 힘으로만 따지면 최고라는 최동수(34)와 견줘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박병호의 괴력은 비록 캠프 초반이기는 하나 우타자 거포 갈증에 시달렸던 LG의 한을 풀어줄 오아시스로 인정 받고 있는 분위기다. 185cm에 몸무게는 98kg나 나가 파워가 일품이다. 전형적인 ‘통뼈’ 스타일로 살이 쪄 보이지도 않는다.
코칭스태프는 그의 무한한 잠재력을 인정, 천천히 프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배려할 예정. 원래 포수였으나 조인성이라는 커다란 벽을 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 판단, LG는 그에게 3루수 연습을 시켰다. 그러나 연일 보여주는 괴력포에 매료된 이순철 감독은 그에게 1루수 연습을 하도록 지시를 바꿨다. 최동수 서용빈과 수비 경쟁을 하고 있는 셈이다.
LG 코칭스태프의 전략은 대충 이렇다. 수비가 좋은 서용빈을 1루수로 기용할 계획이고 5번 타자로 나설 루 클리어에게 3루를 맡긴다는 복안이다. 대신 박병호는 최동수와 지명타자 경쟁을 유도한다는 방침. 그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LG의 타순은 일단 톱타자 박경수를 시작으로 박용택-루벤 마테오-이병규-루 클리어로 이어진다. 짜임새를 갖췄으나 파괴력 있는 6번 타자가 가세한다면 금상첨화다. 최근 입단 신인 가운데 박용택을 넘어설 ‘대물’로 평가받는 박병호가 지명타자 겸 6번 타자로 기용되는 것은 전적으로 그의 프로 적응력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