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에 진출하려면 마무리에게 물어보라는 말이 있다. 마무리 투수로 조용준 임창용 구자운을 보유한 현대 삼성 두산은 지난해 안정적인 페넌트레이스를 펼쳤다. 1점차 승부에 강한 팀이 진정한 강팀이라는 면에서 ‘클로저’의 팀 공헌도는 실로 대단하다.
두 명의 외국인 타자를 영입, 타선을 강화한 LG 트윈스는 3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마무리를 낙점하지 못해 고심 중이다.
2월 1~3일 호주 국가대표팀과 친선 경기를 앞두고 있는 이순철 감독은 “계약이 늦어진 관계로 아직까지 투수들의 컨디션이 올라오지 못했다. 이대형 박경수 등 발빠른 타자들을 활용, 많은 작전을 펼쳐보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대신 “일단 마무리로 생각 중인 선수들을 돌아가며 투입해 기량을 점검하겠다”고 했다.
“이동현 정도의 선수가 하나 더 있었으면…” 이라며 이 감독은 이동현의 군입대를 아쉬워했다. 현실을 거스를 수 없는 만큼 이 감독은 곧바로 후임 마무리 낙점 작업에 들어갔다.
이 감독이 미는 1순위 후보는 역시 진필중(33)이다. 지난해 FA로 4년간 30억 원에 트윈스 유니폼을 입었으나 첫해 적응에 실패했다. 승리는 없고 4패 15세이브 방어율 5.23의 초라한 성적. 그의 뒤를 이어 클로저로 활약한 이동현은 12세이브 방어율 2.83으로 성적이 훨씬 나았다.
이 감독은 출국 전 “진필중의 구위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많이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팀에서 그만한 경력을 갖춘 선수도 드물다. 나도 ‘믿음의 야구’를 한 번 해보겠다”며 진필중에 대한 신뢰를 다시 한 번 나타내기도 했다.
혹시 진필중이 안된다면 차선책으로 경헌호 카드가 나올 수도 있다. 제구력이 좋은 덕분에 직구 스피드만 조금 더 올리면 마무리로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대략적인 LG 마운드는 이승호를 필두로 장문석-김광삼이 1~3선발을 이루며 정재복 김민기 최원호 등이 4~5선발을 놓고 경합 중이다. 신윤호와 서승화 민경수 유택현 등은 중간 셋업맨으로 중용될 예정.
이 감독은 마무리 문제에 대해 아직까지는 함구 중이다. “오키나와에 들어가 봐야 확실하게 결정될 것 같다”고만 말했다. 일단 이 감독은 진필중에게 ‘믿음의 야구’로 부활할 수 있는 기회를 더 준 것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