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기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올시즌에 정말 큰 일 한번 해야 할 텐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팀의 지상목표를 꼭 달성하고 싶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도 삼성이 최강이라는 점을 인정하지만 최고의 선수들을 끌어모았다고 반드시 우승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생각이다.
이런 저런 얘기 끝에 특정 선수에 대한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박재홍을 내주고 SK에서 트레이드해온 김희걸(24)이 올시즌 기아의 키플레이어가 될 수도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최근 수년간 기아는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없어 고전했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서 마무리 투수 부재로 인한 수난이 계속됐다. 이 때문에 마무리 투수 보강이 기아 코칭스태프의 최대 관심사였다.
기아는 지난 시즌이 종료된 후 박재홍 카드를 앞세워 여러 차례 트레이드를 시도하다 무산될 때마마 쓸 만한 투수를 준다면 거포 박재홍을 내주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당시 박재홍에게 관심이 많던 SK는 쓸 만한 투수라며 여러 가지 카드를 내밀었지만 기아가 거절했다.
기아가 원한 건 김희걸이었다. 김희걸 정도면 박재홍과 맞바꿔도 아깝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유남호 감독은 하와이 전훈캠프에서 신용운(22)과 김희걸(24)을 놓고 올시즌 마무리 투수 경쟁을 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만큼 김희걸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반증이다.
지난 시즌 초부터 마무리로 기용된 신용운은 고질적인 오른쪽 팔꿈치 부상에 시달리며 중도에 전력에서 이탈했다. 지난해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 고전한 것도 믿을 만한 소방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전문가들은 올시즌 기아의 성적은 마무리 투수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김희걸이 구단의 기대대로 제몫을 해준다면 어디 내놔도 손색없는 선발진과 함께 탄탄한 마운드를 구축, 한국시리즈 정상 도전에 나설 수도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지난 2001년 SK에 입단할 당시 빠른 볼을 앞세워 큰 관심을 모았던 김희걸은 중간계투 요원으로 47경기에 출전, 3승3패 1세이브 6홀드를 기록했다. 방어율도 3.55로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프로 데뷔후 가장 뛰어난 구위를 자랑하며 가능성을 엿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직구 최고시속이 148㎞에 달하고 슬라이더, 포크볼을 잘 던진다. 타자를 압도할 정도의 스피드에 슬라이더와 포크볼이라는 유인구를 잘 구사하는 김희걸이 기아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를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