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 군 문제 때문에 트레이드 안된다
OSEN 알링턴=박선양 특파 기자
발행 2005.01.31 10: 21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지명할당’돼 빅리그 40인로스터에서 빠진 ‘써니’ 김선우(28)가 끝내 새둥지를 찾지 못한 채 워싱턴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을 처지에 놓였다. 워싱턴 구단은 김선우를 지명할당한뒤 7일 동안 다른 팀으로 트레이드를 모색했으나 실패했고 그 후 3일간의 웨이버 공시를 했음에도 원하는 구단이 나타나지 않았다. 30일이 최종 시한이었지만 찾는 팀이 없었다.
작년 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어려움 속에서도 4승 6패, 방어율 4.58의 성적을 기록한 김선우를 찾는 구단이 왜 없었을까. 처음 지명할당됐을 때만해도 김선우측은 물론 국내팬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잘된 일’이라며 타팀 이적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워싱턴을 벗어나지 못했다.
김선우의 구위나 실력이 정녕 빅리그에서 통할만한 수준이 아닌 것인가. 빅리그 구단들이 김선우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김선우의 미해결 과제인 ‘군문제’가 이적 걸림돌 중 하나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빅리그 에이전트판의 한 한국계 관계자는 “빅리그 구단들이 이제는 한국 선수들에 대한 선호도가 많이 떨어진 것 같다. 특히 군미필자에 대해서는 별로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군문제는 선수가 마음놓고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게 하는 한 요인인 것은 물론 구단에서도 특별히 신경을 써야하는 것에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한국 선수들의 군문제에 대해서 빅리그 구단들이 이제는 잘 알고 있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또 “이런 이유로 인해 현재 빅리그에서 활동중인 군미필자 선수들은 물론이고 한국에서 유망주들을 스카우트하는 것도 빅리그 구단들이 꺼려하고 있는 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즉 빅리그 구단들은 한국인 선수들은 ‘군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힘들다’는 결론을 얻고 군미필자 선수들에 대해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얘기이다. 근년에는 군미필자 기대주들의 빅리그 진출이 거의 없는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2003년 아테네 올림픽 지역예선 때 빅리그 구단들은 소속 한국인 군미필자 선수들이 국가대표로 선발된다면 특혜를 줘서 출전할 수 있도록 배려하겠다고 밝혔으나 한국대표팀이 선발하지 않았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 출전해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군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해외파 선수들이 이 기회를 잡기란 심하게 표현하면 ‘낙타가 바늘 구멍을 통과하기’ 만큼이나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국가대표로 선발되기도 힘들지만 설사 선발된다해도 예선통과와 메달획득을 이뤄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기 때문이다.
결국 군복무 문제가 걸림돌인 한국인 선수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세월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확실하게 실력발휘를 하면 해결될 수도 있겠지만 평범한 기량으로는 빅리그 타구단으로의 이적도, 그렇다고 국내복귀도 쉽지 않다. 김선우도 당장 두산 베어스가 복귀를 바라고 있지만 1년 뒤 군입대를 해야 하는 점 때문에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마이너리그에서 와신상담하며 빅리그에서 기량을 꽃피울 날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비단 이것은 김선우만의 문제가 아니다. 김선우에 앞서 역시 워싱턴에서 함께 있던 우완 기대주 송승준(25)도 지난 시즌 종료 후 우여곡절 끝에 토론토 블루제이스 마이너리그에 새둥지를 틀었다. 토론토는 당시 몬트리올이 웨이버로 공시하자 송승준을 데려간 뒤 빅리그 40인로스터에서 제외하면서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냈다.
김선우, 송승준 외에도 최희섭(LA 다저스), 봉중근(신시내티 레즈), 백차승과 추신수(시애틀 매리너스), 유제국(시카고 커브스) 등도 군미필자 신세로 ‘군문제’가 주전자리 확보만큼이나 해결해야할 지상과제이다. 군문제가 깔끔하게 해결되지 않는다면 머지 않은 장래에 ‘제 2의 김선우’가 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한국프로야구판에서도 ‘병역’이 화두이지만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한국인 빅리거들도 다를 바 없는 고민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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