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양키스보다 화끈했다.’
스프링 캠프 개막이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구던 FA 시장도 폐장을 앞두고 있다. 마글리오 오도녜스, 제로미 버니츠 외에는 구단의 관심을 끌 매물이 남아 있지 않아 사실상 장이 마감한 상태다.
이번 FA 시장의 특징이라면 ‘악의 제국’ 뉴욕 양키스가 예상과 달리 큰 돈을 지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올시즌 2억 달러가 훌쩍 넘은 페이롤로 사치세의 강한 압박을 받고 있는 양키스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최대어’ 카를로스 벨트란 영입을 포기하는 등 ‘전같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FA에게 투자한 총액은 7085만달러, 예전 같은면 한 사람에게 지출하기에도 모자란 액수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로부터 영입한 후 연장 계약을 맺은 랜디 존슨의 3년치 연봉 4800만달러를 합해도 1억1885만달러에 불과(?)하다.
반면 예상을 깬 과감한 지출로 다른 구단들을 놀라게 한 팀이 있으니 바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다. 2003년 시즌 종료 후 에이스 커트 실링을 보스턴 레드삭스에 넘기는 등 재정 부담으로 고통을 호소하던 애리조나는 트로이 글로스, 러스 오티스 등을 영입하며 8570만달러의 거액을 지출했다.
순수 FA 영입에 든 돈만 비교하자면 ‘빅리그 최대 재벌’ 양키스보다 많은 돈을 쏟아 부었다. 애리조나는 주머니 사정에 어울리지 않는 공격적인 투자로 매클래치 피츠버그 구단주로부터 ‘분수를 모르는 팀’이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이 밖에 지난해 꼴찌팀으로 전락한 시애틀 매리너스도 1억2115만달러를 투자하며 우승 레이스 재도전에 나섰고 오프시즌 내내 말이 많았던 LA 다저스도 FA 계약에 1억4395만달러를 쏟아부어 뉴욕 메츠(1억9655만달러)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돈을 FA 영입에 지출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FA 영입에 단 한푼도 쓰지 않아 ‘진정한 짠물 경영’의 표본임을 과시했다. 오클랜드는 마이너리그 계약을 포함 메이저리그 오프시즌 매물 중 단 한 명과도 계약을 맺지 않았고 일본인 투수 야부 게이치에 1년간 100만달러를 쓴 것이 오프시즌의 유일한 지출이다.
'부자 구단의 돈 공세가 소규모 시장 팀을 파멸시킨다'고 분통을 터트렸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4명의 FA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을 뿐 메이저리그 계약으로 영입한 FA가 한 명도 없어 '빈약한 주머니' 사정을 여실히 드러냈다.
FA 영입에 투자한 돈이 성적과 직결되지 않는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올시즌에는 어떤 구단이 ‘멍청한 지출을 했다’는 오명을 얻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