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적’의 오명을 쓰고 시카고 커브스에서 쫓겨난 새미 소사는 ‘화무십일홍’의 전형을 보여준다. 아무리 ‘잘 나가던 스타’라도 부진한 성적을 내면 예외 없는 것이 비정한 프로 스포츠의 생리다.
소사 외에도 90년대를 대표하는 유격수였던 배리 라킨도 19년간 봉사한 고향팀에서 내침을 당한 뒤 받아줄 구단을 찾지 못해 은퇴를 목전에 두고 있다.
한때 메이저리그를 호령했지만 지난 시즌 이런저런 이유로 부진을 면치 못한 '슈퍼스타'들에게 소사나 라킨의 비참한 말로는 결코 남의 일일 수 없다.
▲켄 그리피 주니어(신시내티 레즈, 2할5푼3리 20홈런 60타점)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활약하던 90년대 후반만 하더라도 켄 그리피 주니어(36)는 행크 애런의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을 깰 유력한 후보로서 자타가 공인하는 리그 최고의 선수였다. 그러나 2000년 신시내티 레즈로 이적한 이후 매해 반복되는 부상으로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통산 500홈런을 기록하는 등 부활의 조짐을 보였지만 다리 햄스트링 부상으로 중도 하차하고 말았다.
FA로 풀렸을 당시 여러 구단의 돈 공세에도 불구, ‘아버지와 같이 뛰겠다’며 싼 값에 신시내티와 계약했지만 올해도 부진을 면치 못할 경우 특단의 대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신시내티는 윌리 모 페냐, 애덤 던, 오스틴 컨스 등 젊고 재능있는 외야수를 다량 보유하고 있다.
▲케빈 브라운(뉴욕 양키스, 10승 6패 4.09)
1999년 다저스와 맺은 7년간 1억500만달러의 계약이 올시즌 후 만료된다. 나이도 어느덧 40줄에 들어섰다. 한때 우승 제조기의 명성은 온 데 간 데 없고 동네북 신세로 전락했다.
지난해 정규리그 막판과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 참담한 투구내용을 올 시즌에도 반복한다면 내년에는 현역에서 물러나거나 탬파베이 데블레이스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정도에서 선수생활을 연장해야 할 것이다.
▲마이크 피아자(뉴욕 메츠, 2할6푼6리 20홈런 54타점)
2002년부터 2년 연속 부상에 시달리며 어려운 시즌을 보냈다. 올해가 뉴욕 메츠와의 계약 마지막 해. 그러나 나이(37) 탓인지 최근 인터뷰에서 “과거와 같은 성적을 내기가 쉽지 않다”며 약한 모습을 보였고 올시즌 후 은퇴 시사 발언을 하기도 했다.
올시즌 재기여부와 함께 관심을 끄는 것은 ‘원수’ 페드로 마르티네스와의 관계 개선 여부. 본인은 ‘지난 일은 모두 잊었다’며 페드로와 별 문제 없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지만 자존심 강하기로 유명한 두 스타가 어떤 사고를 칠 지 모를 일이다.
올해도 예전 같지 않다면 미련 없이 은퇴할 것으로 보인다.
▲제이슨 지암비(뉴욕 양키스, 2할8리 12홈런 40타점)
지난 시즌 각종 부상이 겹치며 최악의 부진을 보인 데 이어 설상가상으로 스테로이드 파문이 터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이미지가 훼손됐다. 뉴욕 양키스가 계약 무효화를 궁리하고 있다는 설이 파다했으나 이번 스프링캠프에는 참가할 것이라는 전망.
지암비에게 지불할 연봉이 8200만달러나 남아 있는 양키스는 그가 올시즌 재기에 실패한다면 무슨 수를 내도 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