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너하임과 게레로를 넘어서야 한다.’
올시즌 재기를 노리는 박찬호가 ‘코리안 특급’으로 부활하기 위해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적이 있다. 바로 지구 라이벌 애너하임 에인절스를 상대로 한 징크스다.
박찬호는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한 후 애너하임을 상대로 6경기에 선발 등판,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5패만을 기록하고 있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함께 박찬호가 등판할 때마다 고전을 면하지 못하는 상대다.
박찬호는 특히 지난해 애너하임 에인절스에게 철저히 당했다. 4경기에 선발 등판해서 모조리 패전을 기록했고 21이닝을 던지는 동안 7개의 홈런을 포함, 31안타를 허용하며 21자책점을 기록했다. 방어율은 9.00으로 이닝 당 정확히 1점씩 내준 셈이다.
애너하임에서 박찬호를 가장 괴롭힌 상대는 역시 ‘괴물’ 블라디미르 게레로다. 몬트리올 엑스포스시절부터 박찬호에게 강점을 보였던 게레로는 박찬호를 상대로 통산 38타수 13안타(3할6푼4리) 4홈런 10타점으로 절대 우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지구 선두 탈환을 위한 막판 혈투를 벌였던 9월 29일 경기는 박찬호에게 잊고 싶은 악몽과 다름 없다. 박찬호는 1회 게레로에게 솔로 홈런을 맞은 것을 비롯, 3타수 3안타 2타점을 허용하며 시즌 7패째를 당했다.
당시 박찬호는 게레로에게 모두 2사 후 안타를 얻어 맞아 아쉬움을 더했다. 5회초 박찬호를 녹아웃시킨 개럿 앤더슨의 투런 홈런도 2사 후 게레로에게 맞은 우전 안타가 단초가 됐다. 그간의 부진을 만회할 수도 있는 중요한 경기에서 ‘천적’의 벽을 넘지 못하고 무너지고 만 것이다.
게레로 외에도 애덤 케네디가 19타수 7안타(3할6푼8리), 개럿 앤더슨이 30타수 10안타(3할)로 박찬호에게 강점을 보이고 있다.
승패를 떠나서도 애너하임은 박찬호에게 여러가지 좋지 않은 기억을 남긴 팀이다. 한마디로 ‘재수가 없다’고나 할까.
LA 다저스 시절인 1997년 인터리그 경기에서는 심한 야유를 하던 토니 필립스에게 위협 투구를 해 양 팀 선수들이 난투극 일보직전까지 갔고 극도의 슬럼프를 보였던 1999년에는 상대 투수 팀 벨처와 신경전 끝에 ‘플라잉 하이킥’으로 가격, '태권소년'으로 구설에 올랐다.
박찬호가 올시즌 ‘팀 내 최고 연봉 선수’로서 재기하기 위해서는 애너하임 에인절스를 상대로 한 악연의 고리를 반드시 끊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