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내에서 한일전 2라운드가 벌어지게 됐다.
다저스가 3일(이하 한국시간) 포스팅시스템(이적료 비공개 입찰)을 통해 우선 협상권을 따낸 일본 프로야구 출신 슬러거 나카무라 노리히로와 계약함으로써 90년대 후반 '박찬호 vs 노모 히데오'에 이어 두 번째로 팀 내서 한국과 일본 출신 선수들 간에 ‘선의의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박찬호와 노모는 한국과 일본 출신이라는 점 외에도 묘하게 운명이 엇갈려 눈길을 끌었다.
1994년 계약금 120만달러의 특급 대우를 받고 LA 다저스에 입단한 박찬호는 ‘동기’ 대런 드라이포트와 함께 역대 17번째로 메이저리그에 직행하는 기록을 세웠지만 2경기에 등판한 후 선발투수 수업을 쌓기 위해 마이너리그로 보내졌다.
반면 1995년 태평양을 건넌 노모 히데오는 싱글 A 한경기에 선발 등판, 컨디션을 점검한 후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고 특유의 투구폼과 포크볼로 미국 전역에 ‘토네이도 선풍’을 일으키며 일거에 슈퍼스타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박찬호가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 14승을 올리며 다저스의 ‘뉴 스타’로 발돋움한 1997년부터 ‘토네이도 선풍’은 시들해지기 시작하더니 박찬호가 15승으로 입지를 확실히 굳힌 1998년에는 2승 7패 방어율 5.05를 기록한 채 시즌 중반 쫓겨나는 수모를 당했다.
이후 박찬호가 승승장구하는 동안 밀워키 브루어스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을 전전하던 노모는 박찬호가 텍사스 레인저스로 떠난 2002년 다저스로 돌아와 2002년과 2003년 연속 16승을 올리며 사실상 에이스 구실을 해냈다.
'로스앤젤레스 한일전 2라운드'를 벌일 최희섭과 나카무라의 현재 위상을 비교한다면 최희섭이 유리한 위치에 있다.
폴 디포디스타 단장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최희섭은 올시즌 주전 1루수 자리를 보장 받은 상황이지만 나카무라는 스프링캠프에서 개막 로스터 합류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그러나 박찬호와 노모 히데오의 전례에서 알 수 있듯 언제 우열이 뒤바뀔지 모를 일이다. 마쓰이 히데키, 스즈키 이치로 만큼의 대성공을 거두지는 못해도 일본 프로야구 출신 대부분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메이저리그에서도 호락호락 무너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다.
나카무라라는 일본인 슬러거의 가세가 올시즌 기대에 걸맞는 성적으로 팀 입지를 확실히 해야하는 최희섭에게 좋은 자극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카무라의 원래 포시젼은 3루수지만 언제든지 1루수로 전업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