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이택근(25)이 전지훈련캠프에서 연일 상한가를 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매년 하한가를 기록했던 이택근이 올 시즌 들어 팀내에서 꽤 귀하신 몸이 된 것은 수비 포지션 때문이다.
경남상고, 고려대를 거쳐 2003년 현대에 입단한 이택근의 원래 포수 출신. 대학시절 최고의 포수로 이름을 날렸지만 프로에 입문한 후에는 쟁쟁한 선배들에게 밀려 포수미트를 포기했다.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택근은 1루수, 외야수로서 가능성을 테스트받았지만 확실한 기회를 잡지 못해 지난해까지 떠돌이 신세를 면치 못했다.
그런 그에게 올 시즌에 절체절명의 기회가 온 것이다. 팀의 주전3루수였던 정성훈(25)이 병역비리에 연루돼 올해 출전여부가 불투명해짐에 따라 가장 강력한 3루수 후보로 떠오른 것이다.
이택근은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인 지난해 말 태국 마무리 훈련 때부터 3루수로 변신을 시도했다. 김승권 조평호 등 경쟁자들이 있기는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택근이 가장 앞서가고 있다.
특히 플로리다 전지훈련에서 하루 300개가 넘는 펑고를 소화하며 붙박이 3루수로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처음에는 포수출신이라는 약점 때문에 내야수 변신이 무리라는 판단에 따라 코칭스태프도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하지만 이택근은 타고난 운동신경으로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포지션에 적응, 코칭스태프를 흡족하게 하고 있다.
사실 올 시즌 현대의 운명은 3루수에게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수에서 두드러진 정성훈이 빠진 공백을 메울 3루수가 마땅치 않아 올 시즌 팀의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유격수 박지만의 이적으로 인한 공백은 백업요원들이 어느 정도 메워줄수 있지만 3루수가 흔들릴 경우 내야수비 전체가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묘한 것은 1996년 팀 창단 이후 현대의 성적은 3루수의 활약과 상관관계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스캇 쿨바가 버티던 1998년 팀 창단 후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궜고 2000년에는 톰 퀸란이라는 메이저리그급 수비수 덕분에 두 번째 정상에 올랐다. 또 2003년과 올해에는 기아에서 이적해온 정성훈이 공수에서 맹활약, 2연패를 달성할수 있었다.
이런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김재박 감독이 이택근에게 공을 들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타격 솜씨만큼은 수준급인 이택근이 3루수라는 새로운 포지션에 제대로 착근할 경우 현대는 올 시즌에도 무시못할 전력을 구축, 타도삼성의 선봉장일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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