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태의 생뚱맞은 올시즌 목표
OSEN 정연석 기자 ysc 기자
발행 2005.02.11 16: 32

현역 선수 가운데 현대 에이스 정민태(35)처럼 상복이 많은 선수도 드물다.
1992년 프로에 입문한 후 한국시리즈 MVP 2회(1998, 2003년), 골든글러브 3회(98, 99 ,2003년) 다승왕 3회(99,200,2003년) 승률왕 1회(2003년) 등 굵직한 타이틀을 거의 다 수상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MVP를 2번 수상한 선수는 김용수(전 LG) 이종범(기아)뿐이다. 또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 3회 수상은 선동렬 삼성 감독(6회)에 이어 역대 랭킹 2위다.
그런 그가 지리한 협상 끝에 지난달 19일 역대 최다 삭감액인 1억8500만원이나 깎이는 수모를 감수하고 5억5500만원에 올시즌 연봉계약에 합의한 후 "은퇴하기 전까지 골든글러브를 꼭 한 번 더 수상하고 싶다"는 다소 생뚱맞은 희망을 피력했다.
그가 굳이 생애 마지막 타이틀로 골든글러브를 언급한 것은 색다른 이유 때문이다. 웬만한 상은 다 받았지만 그가 유독 인연을 맺지못한 게 방어율 타이틀이다.
정민태는 평소 "다승왕보다는 방어율 타이틀을 꼭 한 번 차지하고 싶다"고 말하곤 했다. 이유인즉 이랬다. 투수를 평가하는 잣대는 다승이 아니라 방어율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자 야구계의 일반론. 이 때문에 그는 최고투수로서 제대로 평가를 받으려면 반드시 방어율 타이틀을 거머쥐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정민태는 프로 입문 이후 단 한 번도 방어율왕에 오르지 못했다. 그래서 가장 아쉬워하는 시즌이 99년. 당시 정민태는 이상훈(전 SK) 이후 5년만에 선발 20승이라는 국내 무대서는 흔치않은 기록을 세우며 다승왕에 올랐다.
내심 방어율 타이틀까지 차지해 2관왕을 노렸던 정민태는 임창용(삼성)의 벽을 넘지 못하고 2위에 그치고 말았다. 당시 정민태의 방어율은 2.54. 임창용(2.14)보다 0.30이 높아 방어율왕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아직도 99시즌을 아쉬워 하고 있는 정민태는 올시즌 목표를 명예회복이라고 말한다. 지난 시즌 7승만 올리고 무려 13패를 당한 수모를 올시즌에 만회하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그의 진짜 속내는 방어율 타이틀에 쏠려 있다. 생애 첫 방어율왕에 올라 마지막 목표인 3번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민태는 요즘 미국 플로리다주 브래든턴에 차려진 전훈캠프에서 하체보강 훈련에 주력하고 있다. 하체를 보강해야만 시즌 내내 체력적으로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99년에도 후반에 체력이 떨어져 방어율을 까먹었던 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생애 최고의 수모를 당한 정민태가 방어율왕과 골든글러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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