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타도'를 외치던 이순철 LG 감독의 레퍼토리 하나가 더 늘었다. 이 감독은 스스럼없이 "난 빠삐용"이라고 외친다!
낭떠러지에서 생사를 고민하던 영화 '빠삐용'의 스티브 매퀸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이 감독의 속 마음을 잘 알고 있으리라. 그는 퇴각로도 없는 천길 낭떠러지에서 피하지 않고 끝까지 맞서겠다고 했다. 이미 '삼성을 이기고 싶다'고 공개적으로 전의를 불살랐을 때 이런 계산은 다 끝난 셈이었다.
이 감독만 ‘삼성 타도’를 외친 건 아니었다. 사실은 김영수 LG 스포츠 사장도 소문난 ‘反 삼성’의 선봉장이었다.
일본 오키나와 전훈을 이끌고 있는 이 감독은 캠프가 중반을 넘어가면서 팀 전체가 ‘삼성을 이겨보자’는 자신의 뜻대로 흘러가자 흡족한 모습이었다. 그동안은 절친한 친구이자 라이벌인 선동렬 삼성 감독은 가만히 있는데 이 감독 혼자만 펀치를 날리고 있는 모습이었다면 지금은 선수들과 프런트가 이 감독의 든든한 원군으로 삼성을 향해 함께 주먹을 뻗고 있다. 특히 이 감독은 “김영수 사장님께서도 ‘삼성’이라고 하면 꼭 이겨보자는 열의가 대단하시다”며 은근히 기대를 걸기도 했다.
삼성그룹의 대표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맞서 20여년 동안 라이벌인 LG 전자 홍보라인을 이끌어 온 김 사장은 경쟁 의식이 남다르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대표 브랜드로 삼성 전자가 한 발짝 멀리 앞서가고 있는 것으로 비춰지지만 LG전자도 그에 못지 않은 실적을 올려왔다는 것이다. 반도체 사업만 현대에 빼앗기지 않았어도 삼성과 전체 실적에서 어깨를 견줄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게 LG측의 주장이다.
실제 생활가전 사업은 LG가 앞서 있고 휴대폰도 삼성을 턱 밑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항상 삼성의 실적만 대대적으로 홍보되는 현재의 상황이 ‘20년 홍보쟁이’ 김 사장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모양이다. 이것이 바로 이 감독을 따라 김 사장이 공개적으로 ‘삼성 타도’를 외치는 요인이다.
크게 보면 한국 프로야구의 붐업을 위해서라도, 작게 보면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큰 목표를 위해서라도 라이벌 관계는 팬들의 흥미를 돋우는 기폭제다. 프런트와 현장이 엇박자를 내며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LG 트윈스가 타도 대상 ‘삼성’을 중심으로 오랜만에 톱니바퀴 맞물리듯 끈끈한 조직력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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