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이름으로 하는 게 아니다. 팀 플레이를 하는 구단이 가장 강한 팀이 될 것이다.”
미국 하와이에서 전지훈련 중인 ‘야구천재’ 이종범(35)이 최근 “올 시즌 라이벌 팀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이같이 뼈있는 대답을 했다.
직설화법 대신 우회적으로 표현하기는 했지만 다분히 삼성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올해 8개구단 가운데 최강 팀으로 꼽힌다. 올 스토브리그에서 FA 최대어인 심정수와 박진만을 스카우트하는 등 타 구단이 엄두도 내지못할 거액을 베팅, 초호화 멤버를 구성한 덕분이다.
그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은 올 시즌에 삼성이 독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이종범의 생각은 다르다. 스타플레이어가 즐비하다고 그 팀이 꼭 우승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삼성을 꼬집어 말하지는 않았지만 선발 라인업이 국가대표급 선수들로 구성된 삼성을 염두에 둔 말이다.
실제 삼성은 1번부터 9번타순까지 어느 한 타자도 손쉽게 상대할 수 없는 스타급 선수들로 짜여져 있다. 양준혁 심정수 김한수 박한이 박종호 진갑용 박진만 등 이름 석 자만으로도 드림팀에 낄 수 있는 스타플레이어들이 즐비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에서는 올 시즌은 해보나마나 결론은 이미 나와 있다고까지 말한다. 심지어 올 시즌을 ‘삼성에 의한, 삼성을 위한, 삼성만의’ 잔치로 평가절하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지만 해태 시절 세 차례나 팀을 한국시리즈 정상으로 이끈 국내 프로야구의 간판스타 중 한 명인 이종범은 이같은 예상에 동의하지 않는다.
자신의 경험에 비취볼 때 스타군단은 동료애, 팀워크가 무너지기 쉬워 기대만큼 좋은 성적을 내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선수들간의 보이지 않는 희생정신이 없으면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는 게 이종범의 생각이다.
해태가 한국시리즈를 9번이나 제패한 것도 끈끈한 동료애와 희생정신이 뒷받침이 됐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해태의 전성기 때 국내 무대를 주름잡던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즐비했지만 결코 튀는 선수가 없었다는 얘기다. 팀 플레이가 필요할 때면 ‘계급장을 떼고’ 플레이했다는 게 이종범의 판단이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삼성이 우승후보 1순위인 것은 분명하지만 결코 삼성의 뜻대로 올 시즌이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종범은 해태 시절에 이어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즈에서 함께 뛰었던 선동렬 삼성 감독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이종범은 선 감독의 스타일로 봐서 철저하게 실력 위주로 선수를 기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게임은 선수들이 하는 것이지 감독이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아니다. 결국 선 감독의 지도방식을 삼성 선수들이 얼마나 이해하고 수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180도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게 이종범의 생각이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올 시즌 삼성의 맞수로 기아를 꼽고 있지만 이종범만은 결코 삼성을 라이벌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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