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전훈 캠프에 '히딩크류 열풍'이 불고 있다.
8개 구단 감독들이 누구라고 할 것도 없이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거스 히딩크 감독과 비슷한 코드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먼저 히딩크식 지도 방법을 택한 사령탑은 선동렬 삼성 감독. 선 감독은 취임 일성으로 "이름값보다 실력 위주로 선수를 기용하겠다"고 선언한 후 삼성의 오키나와 전훈 캠프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이에 질세라 유남호 기아 감독 ,김재박 현대 감독, 조범현 SK 감독, 이순철 LG 감독 등이 잇따라 히딩크식 훈련방식을 택하고 있다.
가장 두러러진 특징 중 하나가 히딩크 감독의 화두였던 멀티플레이어. 히딩크 감독이 한일월드컵을앞두고 태극전사들에게 두세 개의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가 될 것을 주문했던 것처럼 프로야구 감독들도 선수들에게 다재다능한 유틸리티 플레이어가 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멀티플레이어 카드를 가장 먼저 꺼내든 선동렬 감독은 주전 3루수 김한수에게 1루 수비 훈련도 병행시키고 있다. 지난 시즌 유격수였던 조동찬도 3루수 연습을 겸하고 있다.
최강 삼성의 라이벌은 LG밖에 없다며 선 감독에게 각을 세운 이순철 감독은 용병 클리어에게 내야 전포지션 수비 연습을 시켜 다른 선수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이 감독은 주전 선수들에게 경쟁심을 유발하기 위해 이같은 훈련 방식을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주전 유격수였던 권용관은 클리어가 유격수 수비 훈련을 하자 바짝 긴장하고 훈련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유남호 감독이나 김재박 감독도 선수들에게 "모두에게 공평하게 기회를 주겠다"며 무한 경쟁을 선언한 상태다.
또다른 히딩크류는 체력 보강. 히딩크 감독이 체력 훈련을 통해 강한 정신력을 배양시켰던 것처럼 각구단 감독들은 올시즌 유독 체력 훈련에 비중을 두고 있다. LG는 선수들 사이에서 불만이 쏟아질 정도로 힘든 체력 훈련을 계속하고 있다. 선동렬 감독이 투수들에게 올 전훈기간동안 일본 스프링캠프 수준인 3000개의 투구를 주문하자 이 감독은 2000개를 마지노선으로 삼았다.
뿐만 아니다. 러닝과 웨이트트레이닝이 지난해와는 사뭇 다르다. 일부 구단에서는 일본인 트레이닝코치나 인스트럭터를 채용, 체력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렇다고 무지막지하게 훈련만 시키는 게 아니다. 히딩크 감독처럼 선수들이 지루해 하지 않도록 다양한 체력 단력 프로그램을 도입, 선수들의 체력을 키우고 있다.
강인한 체력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제 아무리 뛰어난 기량을 갖고 있어도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따른 것이다.
그렇다고 선수들을 무턱대고 몰아붙이지는 않는다. 히딩크 감독은 훈련과 일과 후 시간은 별개라며 철저하게 공사를 구분했던 것처럼 야구 감독들도 선수들에게 철저하게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다. 선감독은 휴식일에 선수들에게 골프를 쳐도 좋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 할 일이지만 선 감독은 훈련과 휴식은 별개라며 선수들에게 마음의 여유를 갖도록 유도하고 있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고 했다. 옛 것을 통해 새 것을 배운다는 것이다. 또 고전은 시공을 초월하고 경계를 뛰어넘어 생존방식을 일깨워준다고 했다.
지금 프로야구에는 2년 전 각 분야에 거센 바람을 몰고온 히딩크식 리더십이 다시 부활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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