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호(30)가 돌아왔다. 일본 오키나와 LG 캠프에서 화제의 인물은 단연 신윤호다.
신윤호의 선수 생활 사이클은 독특하다 못해 특이한 편이다. 1994년 프로 데뷔 후 세월을 허송하다 8년만인 지난 2001년 다승(15승) 승률(.714) 구원(32세이브포인트) 3관왕에 오르며 혜성과 같이 부활하더니 그 이후 마치 할 일을 다 했다는 듯 또 잠잠했다. 그러다 4년만에 다시금 ‘또 다른 할 일’이 있다는 듯 뉴스의 중심에 섰다.
이상군 투수코치는 “지금 현재의 상황으로만 본다면 투수 중 최고는 신윤호”라며 엄지를 치켜든다. 평균 구속 145km대를 꾸준히 유지하며 특히 볼끝이 몰라보게 좋아져 예전의 묵직한 공을 다시 뿌릴 수 있게 됐다. 이 코치는 “한때 105kg까지 나가던 몸무게를 98kg로 줄이면서 뱃살이 확실히 줄었고 던질 때 상체를 확실히 숙일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그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투구 시 뱃살이 걸려 볼을 챌 때 상체를 제대로 숙이지 못하고 팔로만 던졌다. 하체 튼튼하기로 소문났던 그는 이제 상체도 유연하게 활용하면서 구속과 구위 두 마리 토끼를 거의 다 잡았다.
그의 기량이 나날이 발전하는 것을 보면서 코칭스태프 내에서도 미묘한 움직임이 감지됐다. 미묘한 움직임이란 진필중과 신윤호의 ‘알수’가 약간씩 차이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진필중의 불펜 투구수는 하루에 80개를 넘어 100개 수준까지 올라왔다. 반면 신윤호는 70개 수준. 불펜 및 마무리 투수는 하루 평균 ‘알수’가 많지 않다고 볼 때 코칭스태프가 진필중을 선발로 돌리는 대신 신윤호를 새로운 마무리 후보로 점찍은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진필중이 아직 실전 등판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변수는 남아 있지만 여차하면 신윤호쪽으로 방향을 확 틀 수도 있다. 또 다른 마무리 후보 경헌호는 안정된 제구력이 장점이나 구속이 140km대 초반에 그쳐 경쟁에서 약간 뒤쳐진 인상이다.
신윤호는 “지난해 10월 시드니 마무리캠프 때부터 시즌 시작 전까지 5000개 투구를 목표로 삼았다. 현재는 페이스가 약간 떨어진 상태이나 올해 들어 던질 때 감이 너무 좋다. 가장 자신있는 직구의 볼끝이 좋아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밝게 웃었다. 그는 지난 16일 요코하마 2군과의 연습경기에서 9회 등판, 최고 146km를 뿌리며 세 타자를 간단히 처리했다.
이순철 감독을 비롯한 LG 코칭스태프는 그러나 여전히 신중하다. 관건은 진필중의 구위 회복에 달려있다. 진필중의 구속은 여전하나 무브먼트가 나아지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세 아이의 아빠로서 이제는 더 이상 물러설 데 없다는 절박함이 묻어난 것인지 신윤호는 알아서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가하고 있다. 2001년의 영광을 다시 재현하겠다는 마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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