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카와는 우리의 나와바리(구역의 일본말)지!”
한 LG 관계자는 자신 있게 말했다. 삼성은 적어도 LG에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는 복선이 깔려 있는 멘트였다.
매일 아침 추적추적 내리는 오키나와의 비는 삼성 LG SK 등 한국의 세 팀에는 아주 지겨운 존재다. 15일 삼성과 LG의 연습 게임이 비 때문에 취소됐고 19일에도 LG는 청백전, 삼성은 주니치 드래곤즈 2군과의 연습 경기, SK는 야쿠르트 스왈로즈와의 연습 경기를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비가 내리면 휴식일이 아닌 이상 무조건 실내 연습이다.
13년째 오키나와의 이시카와시를 찾고 있는 LG는 그야말로 이 도시에서 해마다 2~3월초까지는 최고 귀빈 대접을 받는다. 훈련할 수 있는 야구장이 있으며 비가 오더라도 바로 옆에 이시키와시측이 제공하는 실내 연습장이 있어 걱정이 없다.
이순철 감독(44)은 물론 전 프런트 및 선수단이 나서 ‘타도 삼성’을 외치고 있는 LG지만 ‘공정한 경쟁’을 더 중요시 여긴다. LG는 올해 삼성과 이시카와시의 실내 연습장과 웨이트 트레이닝장을 함께 쓰기로 합의했다. 19일에도 삼성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2시 30분까지 이키사와 구장의 실내 연습장을 사용했으며 LG가 그 이후부터 구장을 접수했다.
삼성은 지난해 오키나와에서 집도 절도 없는 신세였다.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체력훈련을 마친 뒤 일본 프로팀과의 실전 훈련을 위해 오키나와를 찾았지만 자체 운동장이 없었다. 실전 경기는 무조건 원정이었고 선수단은 경기가 있을 때마다 짐 꾸리기에 바빴다. 지난해 여름께 일찌감치 오키나와 캠프 훈련장 문제를 매듭지은 덕분에 삼성은 온나 지역에 시설 좋은 한신 타이거스 전훈 야구장을 얻을 수 있었으나 실내 연습장이 없는 게 단점이었다. 삼성 관계자의 전언에 따르면 실내 연습장 문제는 당분간 해결이 힘들어 향후 몇 년 동안은 올해와 똑같은 경험을 해야할 지도 모른다. 최고 명문 구단을 자부하는 삼성으로서는 약간 뼈아픈 대목일 수도 있다.
경쟁은 경쟁이고 우정은 우정이다. 이 감독과 선동렬 삼성 감독의 깊은 우정으로 LG와 삼성은 전보다 가까워졌다. 물론 실전에 들어가면 이런 일을 기억할지는 모르겠지만.
온나(일본 오키나와현)=장현구 기자 cany9900@poct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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