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 되는 얘기 좀 제발 그만 좀 해달라.”
선동렬 삼성 감독(42)의 인내심이 폭발 직전에 이르렀다. 친구인 이순철 LG 감독(44)과 유성민 LG 단장까지 나서 ‘임창용을 달라’고 요구하자 화가 머리끝까지 뻗친 것이다.
전지 훈련 휴식기 중 일본 구단과 내년 전지훈련 실내훈련장 협상을 위해 잠시 본토를 방문하고 24일 오키나와 캠프로 돌아온 선 감독은 피곤함에 불쾌함까지 겹쳐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했다. “임창용은 이제 삼성 선수인데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자는 것이냐. 같은 FA 선수인 진필중과 또 맞바꾸자는 말은 또 무엇인가. 이미 다 끝난 상황인데 계속 임창용 얘기를 꺼내는 LG의 의도를 알 수 없다. 제발 말도 안되는 얘기 좀 삼갔으면 좋겠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LG의 이 감독이 한국프로야구의 붐업과 라이벌 관계 정립을 위해 시간이 날 때마다 ‘타도 삼성’이라는 잽을 날렸어도 선 감독은 무대응으로 맞섰다. 하지만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처음으로 ‘이제 그만 하라’는 멘트를 공개적으로 날린 셈이다. 선 감독은 이전에도 이 감독과의 전화 통화에서 딱 한 번 “언론에 너무 자주 오르락내리락해 부담스럽다. 좀 시끄럽게 하지 말아달라”며 친구에게 던지는 농담식으로 ‘그만 하자’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그러나 이처럼 언론에 공개적으로 맞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재하 삼성 단장도 “25일 LG와 연습 게임 전 이 감독을 만나 진의를 물어봐야겠다”며 웃어넘기면서도 “한국프로야구의 인기 회복과 발전을 위해 LG가 계속 우리 팀을 라이벌로 거론하고 있는 점은 좋게 생각한다. 하지만 계속 임창용 문제를 가지고 말도 안되는 요구를 하는 것은 곤란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의 표정에는 ‘정도껏 하자’는 뉘앙스가 물씬 풍겼다. 삼성 내부에서는 ‘이병규와 박용택을 묶어서 준다면 가능하다’, ‘100억 원을 준다면 생각해 보겠다’는 우스개 소리까지 나왔다. 한마디로 생각할 가치도 없다는 반응이 주류였다.
모름지기 트레이드란 기밀을 유지해도 성사되기가 힘든 판에 특정 선수의 맞바꾸기를 만천하에 거론하면서 LG와 삼성 양자 모두 피해를 입게 됐다.
LG는 이유야 어찌됐건 팔꿈치 통증으로 개인적인 스케줄에 맞춰 피칭연습 중이던 진필중이 여전히 불신의 대상임을 만천하에 알린 꼴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진필중의 호투를 바란다는 것은 그야말로 못된 심보일 수도 있다. 가만히 있다 당한 삼성은 오키나와의 거듭된 우천으로 연습 게임을 못해 가뜩이나 심기가 불편한 마당에 때 아닌 LG측의 공격으로 팀 분위기가 깨질까 우려하고 있다.
25일 삼성과 LG는 드디어 오키나와에서 첫 연습 경기를 치른다. 선 감독과 이 감독도 이날 처음으로 대면할 예정. 어떤 식으로 만나고 어떤 대화가 오갈지 세인의 관심은 이들의 만남에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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