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금이 생길 만큼 어설픈 관계는 아니었다. 20년 이상을 지켜온 우정이 있었고 그들은 변치 않는 친구였다.
선동렬 삼성 감독(42)과 이순철 LG 감독(44)이 25일 일본 오키나와현 이시카와 구장에서 드디어 만났다. 오키나와에서 비공식적으로 3번 만났다고는 하나 기자들 앞에서 선의의 경쟁을 다짐하는 악수까지 취하며 공개적으로 인사를 나누기는 처음이다(사진).
때마침 전날 진필중과 임창용을 맞바꾸는 게 어떠냐며 LG측이 애드벌룬을 띄운 터라 이들의 만남은 그 차제만으로도 보는 이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선 감독은 이미 "말도 안되는 얘기는 이제 그만하자"며 LG측에 역공을 취한 상태였다. 이 감독도 전날 선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전혀 뜻밖의 얘기가 (언론에) 나갔다. 미안하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는 "내가 선 감독에게 임창용의 'ㅇ'자라도 꺼냈으면 사람도 아니다"라며 삼성측과는 그 어떠한 이야기도 없었음을 강하게 주장했다.
선 감독과 이 감독 모두 '한국 프로야구를 살리기 위해 양 팀이 잘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선 감독은 "거듭 우리 팀을 타도 대상으로 지칭하는 LG의 정신도 건전한 라이벌 관계 형성을 위해 필요하다고 본다"며 이 감독의 순수한 뜻을 이해했다. 이 감독은 "삼성이 최강의 전력인 것만은 분명하다. LG가 살아야 프로야구가 산다는 대전제를 난 꼭 믿는다. 그만큼 최강의 팀을 라이벌로 정하고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동기 부여를 하다보면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친구(선 감독)에게는 부담스럽겠지만 '타도 삼성'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그런 차원의 문제이지 이미 삼성 선수인 임창용을 달라는 상식 밖의 발언은 물론 진필중과 맞바꾸겠다는 어떤 발언도 하지 않았다며 선 감독에게 재차 설명했다.
이 감독의 해명을 들은 선 감독은 "괜찮다. 이해한다"며 얘기가 더 이상 확대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이 감독은 "연습장을 많이 빌려줬으니 올해 삼성이 하는 것을 지켜보겠다"며 농을 걸면서 둘 사이에는 '오성과 한음'같은 장난스러우면서도 부드러운 분위기가 다시 연출됐다. LG는 오키나와에서 유일하게 실내 연습장을 갖춘 이시카와 구장을 사용하고 있어 비가 올 때마다 삼성에 구장을 대여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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