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던 옛말은 LG의 막판 맹추격으로 ‘볼 것 많았던 라이벌전’으로 바뀌었다.
삼성과 LG가 드디어 맞붙었다. 25일 일본 오키나와현 이시카와 구장서 벌어진 양팀의 올 첫 맞대결은 삼성이 12-9로 이겼다. 만루홈런에 그라운드 홈런도 나왔고 몸에 맞는 공도 3개나 출현하는 등 올 시즌 한국 프로야구 최고 흥행카드답게 연습 경기부터 양팀의 신경전은 불을 뿜었다.
라인업부터 정규 시즌을 방불케 했다. 살인타선의 삼성은 3일 전부터 귀쪽 달팽이관 이상으로 어지럼증을 호소한 심정수와 양준혁을 쉬게 한 대신 오른 허벅지 햄스트링 부상으로 단 한 차례도 출전하지 않았던 박종호를 내세웠다. 나머지 선발 라인업은 평소와 그대로였다. LG도 우익수 루벤 마테오를 쉬게 한 대신 신인 정의윤을 출전시킨 것을 제외하고는 실전 라인업을 배치했다.
대신 마운드의 높이가 확연히 차이가 났다. 삼성은 2선발 후보인 마틴 바르가스에 신인 3총사 백준영-오승환-박성훈을 투입했고 예정에 따라 권오준도 출격시켰다. 반면 LG는 고졸 2년차 장진용과 신재웅-장준관을 내보냈고 김광우와 신윤호도 등판 스케줄을 맞췄다.
예상대로 초반의 승부는 삼성 방망이의 완승이었다. 삼성은 1-0으로 앞서던 2회 김한수의 만루 홈런과 박진만의 좌중간 2루타 등으로 6점을 더 달아났다. 3회에도 박한이의 우중간을 꿰뚫는 2타점 3루타와 조영훈의 중전 안타로 4점을 더 뽑아 11-0으로 앞서갔다. ‘연습게임이라지만 너무 차이가 나는 것 아니냐’는 볼멘 소리가 구장 곳곳에서 나오기도 했다. 삼성 선발 바르가스는 140km 초반대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앞세운 안정된 제구력으로 3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그러나 LG는 1-12로 뒤진 8회부터 삼성 우완 김덕윤을 상대로 맹공을 퍼부었다. 선두 박용택이 밀어서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날리더니 안재만이 3점포, 정의윤이 랑데부 홈런을 날리며 7-12까지 추격했다. 9회에는 안상준의 2루타 후 트윈스에서 가장 발이 빠르다는 오태근이 권오준을 상대로 중견수 앞 단타성 타구를 날렸는데 박한이가 이를 뒤로 흘리면서 쏜살같이 홈을 파고 들어 평소 보기 힘든 2타점짜리 그라운드 홈런이 완성되기도 했다. 이시카와 구장은 중앙 펜스가 120m이나 좌우 펜스가 92m에 불과한 작은 구장이다.
이순철 LG 감독은 “로테이션상 신인급 선수들을 마운드에 내보냈다. 이기고 지는 것보다도 우리 백업 멤버들과 주전 사이의 기량차가 별로 나지 않는다는 점에 만족한다”고 말한 뒤 “삼성은 주전 대부분은 최고의 선수들이나 백업들과 기량차가 우리보다 현격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4회까지 12점을 뽑고 대부분을 백업 멤버로 바꾼 선동렬 삼성 감독은 “국내 팀과의 경기라 편안하게 임했다. 일본 팀과의 연습 경기였다면 보다 전력을 다 했을 것”이라고 말한 뒤 “아직 한 게임만 봐서 상대 전력을 어떻게 알 수 있겠느냐. 아직 우리팀 사정도 잘 모르는데”라며 자세한 언급은 피했다.
삼성과 LG는 3월 1일, 3월 4일, 3월 8일 연쇄적으로 연습 게임을 치르면서 상대 전력을 보다 면밀히 분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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