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하면 몸쪽 공은 던지지 마."
이승엽(29. 롯데 마린스)은 지난해 일본 투수들의 몸쪽 깊숙히 찌르는 공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준비가 덜 된 탓도 있었지만 지나친 몸쪽 승부 때문에 타격폼이 무너져 고전을 면치 못했다. 당연히 이승엽은 시즌 후부터 요즘까지 몸쪽 공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 왔다.
그러나 26일 일본 가고시마의 가모이케 구장에서 열린 한국 롯데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서는 몸쪽 공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양상문 자이언츠 감독이 경기 전 선발 손민한에게 "될 수 있으면 몸쪽 공을 던지지 말라"고 주문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봐 주겠다'는 차원은 아니었다. 만에 하나 있을지도 모를 사구로 인한 부상을 우려한 지시였다. 컨트롤이 나쁘지 않은 손민한이지만 이날은 사실상 올해의 첫 실전이었다. 아직 경기 감각이 붙지 않은 상태서 만약 실투로 이승엽의 팔꿈치나 머리 등을 맞히기라도 하는 날이면 정말 큰 일이 아닐 수 없었기 때문이다.
손민한과 두 번째 투수 최대성은 양 감독의 말을 충실히 따랐다. 두 투수가 세 타석에 걸쳐 이승엽에게 던진 공은 모두 14개. 그러나 몸쪽으로 들어온 공은 2회 손민한의 3구째 슬라이더가 유일했다. 5회 최대성은 다섯 개의 직구를 모두 아웃 코스에 살짝 걸치게 던졌다.
어찌보면 과잉 보호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실제 첫 실전에 나선 롯데 투수들의 제구는 믿을 만하지 못했다. 7회 등판한 이명우는 초구 직구를 1번 타자 고사카의 머리에 정확히 던지는 사고(?)를 치기도 했다. 다행히 헬멧을 맞고 튕겨나가 부상을 입지는 않았지만 양 팀 덕아웃의 코칭스태프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게 만들었다.
이승엽의 몸쪽 공 승부 기회는 내달 2일 시작되는 시범 경기부터나 가능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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