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의 이강철(39)은 올해로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꼭 20년이 된 노장이다. 프로야구에서 동국대 1년 선배(84학번)인 송진우(39.한화) 다음으로 고참이다.
내년이면 불혹의 나이다. 선수로서 황혼기에 접어든 그의 목표는 40이 넘도록 현역으로 뛴 뒤 유종의 미를 거두고 은퇴하는 게 꿈이다.
특히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생애 최대의 수모를 당한 후 그의 이런 마음은 더욱 강해졌다. 그는 지난 시즌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안경현에서 쓰라린 3점홈런을 맞아 체면을 구긴 데 이어 2차전에서도 2-2 동점이던 연장 12회초 1사 후 홍성흔에게 결승 만루홈런을 얻어 맞았다.
팀이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노련한 그를 택했지만 그는 전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 때문에 포스트시즌이 끝난 후 이강철은 은퇴할 때가 된 것 아니냐는 곱지않은 시선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아직 은퇴하기에는 이르다"며 선수생활에 대한 강한 의욕을 나타냈다. 그는 "앞으로 2~3년은 충분히 뛸 수 있다"고 스스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구단도 그의 이런 생각을 고려, 올 시즌에도 계속 현역 선수로 뛸 수 있도록 배려헀다.
하와이 스프링캠프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하며 생존게임을 시작한 이강철은 지난 26일 대만 가오슝에서 열린 통이 라이온스와의 친선경기에서 '노장은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여실히 증명했다.
이날 이강철은 팀이 2-0으로 앞선 6회말 2사 1,2루의 동점위기에서 박정태에 이어 팀의 3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볼스피드는 120km대 중반에 불과했지만 이강철은 노련한 경기 운영능력으로 상대 타자들을 압도했다.
9회말 오철민에게 마운드를 물려주기 전까지 2 1/3이닝동안 삼진 4개를 잡아내며 무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팀 승리의 디딤돌을 논 덕분에 이강철은 이날 경기의 MVP로 선정됐다.
비록 친선경기이기는 하지만 이강철이 올 시즌에도 변함없이 기아 중간계투진의 중심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입증한 셈이다.
지난 시즌이 끝난 후 생애 두 번째 FA 자격을 획득했던 이강철은 올 시즌 성적에 따라 내년 시즌 재계약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올 시즌은 이강철에게 죽느냐 사느냐의 서바이벌게임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불혹에 가까운 나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몸 관리를 철저하게 해 온 이강철이 올해 생존게임에서 또 다시 살아남을 수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사진]이강철이 지난 26일 대만 통이 라이온스와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기아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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