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응과 피터슨 코치, '좋은 게 좋은 거야'
OSEN 알링턴=박선양 특파 기자
발행 2005.02.28 08: 52

 겉으로는 웃지만 속은 아니다. 지난 해의 아픔을 어찌 잊을 수가 있는가.
 뉴욕 메츠의 '나이스 가이' 서재응(28)이 올해는 릭 피터슨 투수코치와 웬만하면 부딪히지 않을 작정이다. 투구 폼만 건드리지 않으면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무사히 한 시즌을 보내고 싶은 것이 서재응의 솔직한 심정이다. 다행히 아직까지 피터슨 코치가 서재응에 대해선 '이래라 저래라'하는 간섭이 없다.
 작년 이맘 때 서재응은 새로 부임한 릭 피터슨 투수코치 때문에 아픔을 겪었다. 피터슨 코치는 스프링캠프에서 직구 스피드를 향상시킨다며 서재응의 투구 폼을 뜯어 고치려 덤벼들었고 서재응도 순순히 따랐다가 낭패를 봤다. 새 투구 폼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다가 시범경기에서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냈고 팀은 그 이유로 서재응을 마이너리그로 강등시켰다.
 루키였던 2003시즌의 호투로 2004시즌에는 제4선발이 유력시됐던 서재응으로선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꼴'이었다. 제5선발 스캇 에릭슨의 부상으로 일주일만에 빅리그로 돌아왔지만 피터슨 코치는 서재응을 찬밥 대우했다.
 서재응이 부진 탈출을 위해 이전 자신의 투구폼으로 돌아가면서 피터슨 코치는 서재응에게 기회를 좀처럼 주지 않았다.
 결국 서재응은 시즌 종료 후 피터슨 코치의 부당한 대우를 구단에 보고하기에 이르렀다. 때마침 서재응이 빅리그에 진출할 때부터 친분이 두터운 오마 미나야 몬트리올 단장이 메츠 신임 단장으로 오게 됐고 서재응은 저간의 사정을 미나야 단장, 짐 듀켓 전임 단장에게 밝혔다. 듀켓 단장은 이 자리에서 서재응에게 '그런 일이 있는 줄 몰랐다'며 사과까지 했다고 한다.
 이날 면담 이후 서재응과 피터슨 코치의 불화는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공공연한 비밀이 됐다. 피터슨도 올해는 작년과 달리 팀 내 입지가 약화됐다. 미나야가 구단 운영의 총책으로 새로 왔고 구단의 신임이 두터운 윌리 랜돌프 감독이 사령탑에 앉았기 때문이다.
 그런 탓인지 피터슨 코치는 올 스프링캠프가 시작될 때부터 서재응에게 살갑게 대하고 있다. 또 다른 한국인 좌완 투수 구대성이 훈련할 때 통역이 없자 서재응을 불러 통역을 요청한 뒤 고맙다고 인사를 건네는 등 이전보다는 많이 부드러워진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서재응도 투수코치와 부딪히며 시끄러워봤자 좋을 것이 없다는 생각으로 피터슨 코치와의 마찰을 피하는 데 신경 쓰고 있다. 좋아할 수는 없지만 멀리한다고 해서 득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아직 확실한 보직이 없는 서재응은 묵묵히 훈련을 소화해내며 구위 가다듬기에 전력하고 있다. 이제는 투수코치 등 주변인들에게는 신경을 쓰지 않고 오로지 실력 향상에만 전념하겠다는 자세다.
[사진]스프링캠프에서 서재응의 훈련을 지켜보는 릭 피터슨 투수코치./포트세인트루시=손용호 기자 spjj@poct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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