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는 박경완과 닮은 꼴?
OSEN 정연석 기자 ysc 기자
발행 2005.03.01 16: 23

2000년 11월15일 서울 소공동 프라자호텔. 2000년 최우수선수(MVP)와 개인타이틀 시상식이 열리고 있었다. 그해 한화전에서 프로야구 사상 첫 4연타석 홈런의 주인공이자 40홈런으로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한 박경완(33)이 시즌 MVP로 선정됐다. 현대를 한국시리즈 정상으로 이끈 점까지 높이 평가받아 박경완은 압도적인 표차로 MVP로 뽑혔다.
특히 1983년 이만수 이후 17년만에 포수 출신 MVP로 탄생, 주목을 끌었다. 시상식이 끝난 후 박경완은 다소 생뚱맞은 2001년 목표를 밝혀 주위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박경완이 말한 2001년 목표는 다름아닌 '20-20' 클럽 가입이었다.
20홈런은 몰라도 느림보 박경완이 20도루를 기록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처럼 여겨졌다. 이 때문에 당시 그의 목표를 귀담아 들은 사람은 없었다. 91년 전주고를 졸업하고 쌍방울에 입단한 박경완은 프로입문 후 4년간 단 1개의 도루도 기록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시즌 최다도루도 고작 7개(2000년)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경완은 24개의 홈런을 때리고 21개의 도루를 기록, 또 한번 화제가 되었다. 황당무계한 목표로 여겨졌지만 박경완은 자신의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박경완처럼 다소 황당한 목표를 세운 선수가 있다. 두산의 슬러거 김동주(29)가 그 주인공이다.
김동주는 국내의 대표적인 거포. 이미 배명중학교 시절 동대문구장에서 홈런을 때렸는가 하면 프로에 입문해서는 잠실구장에서 사상 초유의 장외홈런을 치는 등 그의 트레이드 마크는 홈런이나 다름없다.
그런 그가 올 시즌 두 자릿수 도루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2000년 박경완처럼 다소 생뚱맞은 목표이다. 그도 그럴 것이 김동주는 98년 두산에 입단한 후 도루와는 인연이 멀었다. 시즌 중 두서너 개의 도루를 기록하는 게 고작이었다. 데뷔 후 7시즌동안 기록한 총 도루수는 고작 21개. 역대 한 시즌 최다 도루는 2000년에 기록한 5개다. 지난해에는 4번를 기록했다.
하지만 김동주는 올 시즌 두 자릿수 도루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이 끝난 후 은퇴선언 파동을 겪으면서도 웨이트트레이닝을 충실한 덕분에 100kg넘는 몸무게가 90kg대로 줄었다. 또 쓰쿠미 전지훈련에서 누구보다 러닝을 열심히 했다.
하드웨이는 이미 갖춰졌다는 게 김동주의 생각. 문제는 소프트웨어. 김동주는 도루라는 게 발만 빠르다고 되는 게 아니고 투수의 투구 타이밍을 뺏는 주루센스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야구에 관해서 천부적인 재질을 타고난 김동주는 발은 다소 느릴지 몰라도 주루센스는 괜찮은 편이라고 여기고 있다. 이 때문에 생애 첫 두 자릿수 도루를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육중한 체구 때문에 자칫 부상의 우려도 없지 않지만 김동주는 김경문 감독이 뛰는 야구를 천명하자 도루에 대한 목표를 상향조정한 것이다.
현재로서는 실현 가능성이 미지수이지만 김동주가 생애 처음으로 두 자릿수 도루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Copyright ⓒ 폭탄뉴스 www.poctan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