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 삼성 감독(42)은 얼마 전 괌 전지훈련지에서 선수들에게 "7개구단 모두가 우리를 공동의 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덧붙여 "우리는 경기를 하기 위해 훈련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하기 위해 훈련한다"며 '전쟁론'을 펼쳤다.
선 감독의 말처럼 삼성은 7개 구단에 공공의 적이 된 지 오래다. 벌써부터 타팀 감독들의 태클이 시작됐다. 단순한 말장난이 아니다. 7개 구단 감독들은 삼성을 반드시 무너뜨려야 할 '골리앗'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올 시즌이 자칫 '삼성만의 리그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같은 우려의 목소리는 기우로 끝날 가능성도 많다. 제 아무리 최강 전력이라고 하지만 우승을 장담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막상 정규시즌에 들어가면 전문가들의 예상이 보기좋게 빗나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지난해 꼴찌후보라던 두산이 당당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게 단적인 예다.
그렇다면 7개 구단의 협공을 받으며 사면초가에 빠진 선동렬 감독에게 공공의 적이 될 팀은 어느 구단일까.
일단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격돌했던 '여우' 김재박 감독의 현대, 조범현 감독이 이끄는 SK, 친정팀이자 스승인 유남호 감독이 지휘하는 기아, 친구이자 라이벌인 이순철 감독의 LG 등으로 좁혀진다.
현대와는 오래 전부터 견원지간. 재계의 양대축이었던 관계로 삼성과는 뗄려야 뗄 수 없는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올 시즌 심정수 박진만이 빠져나가면서 전력누수가 심해 공공의 적에서 한 발 멀어진 느낌이다.
이순철 감독이 계속 물고늘어지는 바람에 신라이벌 열전을 펼칠 가능성이 많은 게 LG. 특히 지난해 서승화의 빈볼시비, 천보성 감독 시절 '부정' 방망이 사건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감정의 앙금이 남아있다. 프런트끼리도 썩 달가워하지 않을 만큼 사이가 원만하지 않다. 하지만 역시 현대처럼 전력상 선동렬 감독에게 공공의 적이 되기에는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
남은 팀은 SK와 기아. 전문가들도 두 팀을 삼성의 호적수로 보고있다. 우선 SK는 올 시즌 삼성에 이어 가장 알차게 전력을 보강했다. FA 김재현과 박재홍을 영입, 타선의 중량감이 한층 더해졌다. 뿐만아니라 선발투수진도 삼성 못지 않다. 올 시즌 태풍의 눈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많은 '총알탄 사나이'엄정욱을 필두로 지난해 15승 투수 이승호 등 투수진이 간단치 않다. 오히려 삼성보다 선발 투수진이 낫다는 평가도 있다. 또 주전과 백업요원의 기량 차이도 그리 크지 않다.
기아도 선 감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팀이다. 리오스 김진우 존슨으로 이어지는 1, 2, 3선발은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다. 또 병풍으로 인한 전력누수가 거의 없다는 게 가장 큰 무기다. 특히 기동력이 뛰어나 삼성이 상대하기 까다로운 팀으로 꼽힌다. 여기에 프로야구 출범 이후 생긴 두 팀간의 라이벌의식까지 더해지면서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이런 저런 사연과 먹이사슬 관계를 따져볼 때 SK와 기아가 올 시즌 선동렬 감독에게 공공의 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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