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일, 눈물의 씨름 장송곡
OSEN U20010001 기자
발행 2005.03.04 16: 00

“씨름이 있었기 때문에 백승일이라는 이름이 있었습니다.” 4일 한국씨름연맹이 자리잡고 있는 서울 장충동 장충체육관 앞에서 ‘총재직무대행 퇴진’과 ‘씨름 살리기’ 호소 집회를 주도한 백승일은 기자들과의 인터뷰 도중 잠시 목이 메는 듯 선뜻 말을 잇지 못했다. 전 LG씨름단 주장이었던 백승일은 “5일 오후 1시까지 숙소를 비워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일부 선수들은 눈물을 흘리며 보따리를 쌌다”면서 “17살 때 프로씨름판에 들어와 이제 나이 서른이니까 14년 동안 선수생활을 한 셈이다. 연맹이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못한 상황에서 ‘고향 앞으로’ 갈 수밖에 없지만 씨름을 잊을 수는 없다”고 진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영현, 조범재 등 신창건설씨름단 선수 12명과 작년 12월에 해체된 LG씨름단 선수들 13명을 포함 씨름팬 등 40여 명은 이날 시위에서 “김재기 현 총재직무대행이 독선적인 행동과 감정적인 처사로 민속씨름의 분열을 획책하고 있다”면서 “씨름의 발전과 씨름인의 안녕을 위해서 총재직무대행은 즉각 물러나라”고 성토했다. 조복차림으로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인 민속씨름선수들은 A4 용지 4장 분량의 성명서와 현집행부 문제점 등을 낭독하고 ‘오늘은 씨름의 장례식을 치르는 날’이라고 격앙된 어조로 씨름연맹측을 질타했다. 씨름선수들은 ‘씨름을 살리자’ ‘능력 없는 집행부와 총재직무대행은 물러나라’ ‘독선일관 집행부는 물러가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정부측에도 ‘전통문화인 씨름을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2시간 가까이 조용한 시위를 벌인 씨름선수들은 낡은 샅바를 던져버리고 새 샅바를 매는 의식을 연출하면서 “다시 샅바를 맬 때는 변화된 모습으로 팬들을 찾아뵙겠다. 씨름이 이처럼 침체된 데는 씨름선수들의 책임도 없지 않다”며 자성어린 목소리도 냈다. 한편 한국씨름연맹 이홍기 사무총장은 “이렇게 재 뿌리는 행위를 해서야 창단이 되겠느냐. 선수들이 오히려 일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면서 “총재께서 자리에 연연하는 것이 아니다. ‘대안을 내놓으면 그만두겠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말했다. 프로씨름은 아직 올해 대회 일정 등 사업계획조차 확정짓지 못하고 사실상 표류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씨름연맹측과 씨름단측이 대화가 단절 된 채 극단적인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어 극적인 전기가 마련되지 않는 한 고사될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백승일은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총재직무대행이 막말을 하면서 독선적으로 연맹을 이끌어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하면서 “우리는 프로로 출발했다. 누구나 프로에서 천하장사의 꿈을 키우면서 모래판에 서왔다”고 연맹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를 높였다. (Copyright ⓒ 폭탄뉴스 www.poctan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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