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2연패, 분위기가 가라앉은 LG 트윈스가 심기일전 차원에서 14일 저녁 단체 영화 관람을 했다.
부산에서 삼성전을 위해 대구로 이동한 트윈스 선수단은 이날 경북고에서 휴식일마저 반납하고 예정에 없던 야외 훈련을 했다. 정규 시즌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일인데 시범경기 초장에 2패를 당하다 보니 이순철 감독의 자존심이 상할대로 상했다. 이 감독은 “야구를 못하니 훈련이라도 열심히 해야 한다”며 무기력한 선수단을 강하게 채찍질했다.
훈련을 마친 뒤 저녁 식사를 한 선수단은 차를 빌려 대구 시내 한 영화관으로 향했다. 마치 시험을 마친 중학생들이 단체로 영화관람을 하듯. 영화는 아카데미 4개 부문을 석권한 였다.
사회와 가족으로부터 소외된 한 여성(힐러리 스웽크)이 생존의 방법으로 복싱을 선택하고 베테랑 트레이너(클린트 이스트우드)를 만나 승승장구 하다 경기 중 불의의 사고로 전신 마비가 된다. 역시 가정에서 소외된 노 트레이너와 이 여성복서는 부녀간의 사랑을 느끼게 되고 “인생에서 최고의 순간을 맛봤기에 후회가 없다”는 이 여성을 노 트레이너는 고이 저 세상으로 보내준다. 스포츠를 매개로 인간의 감정을 담백하게 그린 작품.
영화 관람을 주선한 이 감독의 생각은 바로 이런 것이었을 게다. 후회 없는 야구를 해보자는 것. 비록 영화에서처럼 절정의 순간 쓰러지는 한이 있어도 최고의 순간을 누렸기에 아쉬움은 없게 잘 해보자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싶었던 것이다.
비록 시범경기지만 선수단은 무력하고 감독은 화를 주체하지 못했다. 추운 날 휴식일까지 무시하고 야외 훈련을 강행한 대신 의미 있는 영화로 이 감독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대신했다. “이제는 선수들이 내 체면을 살려줘야 할 때”라며 목소리를 낮춘 이 감독의 강온 전략이 선수들의 플레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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