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오 엡스타인 보스턴 단장이 2년간 김병현(26)과 1000만 달러의 장기 계약한 사실에 대해 “나의 실수였다”며 책임을 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김병현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해 고심 중이라는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다. 김병현은 5시즌 이상 풀타임을 소화한 ‘베테랑 플레이어’로 자신의 동의 없이는 마이너리그에 내려갈 수 없는 신분이다. 이른바 베테랑 플레이어만이 갖는 ‘5-10 룰’ 적용자로서 보스턴은 개막전 로스터에 그의 이름을 올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5-10룰'이란 메이저리그에서 5시즌 이상을 풀타임으로 소화한 선수는 본인의 동의 없이 마이너리그로 강등될 수 없으며 10년 이상 빅리그에서 뛰었고 최근 5년을 한 팀에서 뛴 선수는 본인의 동의 없이 트레이드할 수 없는 권리를 일컫는다.
는 20일(한국시간) ‘김병현의 앞날이 어둡다’는 장문의 기사를 게재했다. 인터넷 웹페이지로만 보더라도 6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다.
기사를 작성한 토니 마사로티기자는 ‘잘 던지던 김병현에게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라는 물음으로 시작한다. 애리조나 시절 조 가라지올라 주니어 단장의 멘트, 당시 필라델피아 감독으로서 96마일(약 154km)까지 던지던 김병현의 모습을 기억하는 테리 프랑코나 현 보스턴 감독의 멘트가 모두 포함돼 있다. 요약하면 ‘뱀처럼 꿈틀거리는 직구,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갖춰 공략하기 힘든 투수’였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 때와 같지 않다. 지난 2003년 보스턴 이적 후에는 포스트시즌 도중 ‘가운데 손가락’ 사건으로 팬들의 비난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허리와 발목 부상으로 고전했다. 애리조나시절부터 클럽하우스에서 혼자만의 생활을 즐겼던 김병현은 보스턴 이적 후에도 동료들의 식사 초청을 거듭 외면하면서 외톨이가 됐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이 신문은 김병현의 부진의 원인을 결국 그의 팀 적응 문제에서 찾기도 했다.
엡스타인 단장과 프랑코나 감독은 “몸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구속이 떨어진 원인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며 답답해했다. 한동안 90~91마일(145~146km)까지 회복했던 그의 구속은 시범경기에 들어가 84~86마일(134~140km)로 다시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문은 내셔널리그 구단 한 관계자의 충격적인 말을 전하기도 했다. “보스턴이 김병현을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으면서 올 시즌 그의 연봉 600만 달러 중 일부를 부담하든 안하든 우리는 그에게 관심이 없다”. 일찍부터 관심을 표명한 콜로라도와 밀워키를 제외하고는 김병현을 원하는 팀은 거의 없다는 뜻이었다.
엡스타인 단장은 2003년 애리조나에 셰이 힐렌브랜드를 내주고 김병현을 데려온 트레이드에 대해서는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하면서도 그와 장기 계약을 한 것에 대해서는 후회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한 구단 관계자는 “김병현이 빅리그에서 모험을 하는 것보다는 트리플A 포터킷에서 좀 더 던져보는 게 좋겠지만 5-10룰 탓에 이마저도 힘들다”고 말했다. 김병현을 트레이드하더라도 적잖은 그의 연봉 일부를 짊어져야 하는 보스턴으로서는 상당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결국 보스턴이 아주 복잡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유일한 해답은 김병현의 부활을 지켜보는 것밖에 없다. 그래야 팀에 남기든 이적을 시키든 할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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