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나는' 투수, '쩔쩔매는' 타자
OSEN 정연석 기자 ysc 기자
발행 2005.03.24 10: 52

정규 시즌 개막이 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프로야구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시작된 시범경기에서 타자들은 꿀먹은 벙어리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투수들은 짠물투구를 과시하고 있는 것.
23일까지 총 35경기를 벌인 시범경기 성적표를 들여다 보면 타자들은 'D'학점이라고 할 만큼 빈타에 허덕이고 있다. 반면 투수들은 'A'학점을 줘도 아쉬울 정도로 호투하고 있다.
야구계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올 시즌 프로야구서 '투고타자(投高打低)'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섣부른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23일 현재 8개 구단 평균 팀 방어율은 3.39. 지난해 정규 시즌(4.29)보다 무려 1점 가까이 낮다.
이에 반해 평균 팀 타율은 2할3푼1리로 지난해 정규 시즌(0.266)보다 한참 밑돈다. 경기당 평균 안타수도 14.97개로 지난 시즌의 17.93개보다 적다.
이처럼 투수들이 펄펄 날고 타자들이 쩔쩔 매는 이유는 8개 구단이 올 전지훈련에서 투수들에게 어느해보다 강도 높은 훈련을 주문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같은 현상은 '선동렬 효과'에 따른 것으로 해석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지난해 삼성은 선동렬 수석코치의 주문으로 투수들이 전지훈련 기간 동안 3000개 이상의 투구를 했다. 덕분에 삼성은 팀 방어율 1위(3.76)에 오르며 4강권이라는 전력 평가에도 불구하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지난해 삼성의 성공을 눈여겨 본 타 구단들이 올 시즌을 앞두고 선동렬식 투수 훈련을 따랐다. 선동렬 감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투수들에게 3000개 이상의 투구를 주문한 것은 물론이다.
이에 뒤질세라 양상문 롯데 감독, 이순철 LG 감독, 조범현 SK 감독도 소속팀 투수들에게 2000개 내외의 투구를 하도록 독려하며 마운드 높이기에 합류했다.
연습 투구수가 많아지면서 상대적으로 그런 저런 투수였던 선수들의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대표적인 경우가 롯데의 이용훈. 지난해까지 1,2군을 들락날락했던 이용훈은 두 차례의 시범경기에서 9이닝동안 단 1점도 내주지 않으며 롯데의 선발요원으로 급부상했다.
이용훈 외에도 지난해까지 중간계투나 1.5군에서 머물렀던 미완의 대기들이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으로 올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타자들도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투수들의 기량은 날로 향상된 반면 타자들은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투수들이 다양한 구질을 개발한 게 타자들을 압도하는 이유 중 하나다. 올 시즌 대다수 투수들이 다양한 체인지업과 컷 패스트볼 등 변형된 변화구나 직구를 '킬러 상품'으로 출시하고 있다.
이에 반해 타자들은 투수들의 신상품 개발을 아직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범경기라고는 하지만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한 타자가 불과 6명뿐이다. 그만큼 겨우내 갈고닦은 신무기를 앞세운 투수들의 구위에 타자들이 밀리고 있다는 반증이다.
물론 전지훈련과 곧바로 이어진 시범경기로 인해 매경기 나서야 하는 타자들이 상대적으로 피로감을 더 많이 느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아직 제 페이스를 찾지못한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하지만 투고타저 현상이 단순히 일회성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타고투저'가 될지 '투고타저'가 될지에 따라 올 시즌 프로야구 판도가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많아 각팀 감독들은 시범경기의 이상기류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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